직장생활에서 겪는 즐거움과 보람의 이면에는 분명 괴로움과 좌절도 있다.
그러나 누구나 겪는 일이라는 생각으로 우리는 상황을 그저 외면하기 일쑤다.
그렇게 쌓인 문제들이 언젠가 커다란 걸림돌이 될 수 있으리란 생각은 하지 못한 채로 말이다.
그렇다면 영화 속 인물들을 통해 직장생활에서 겪는 문제를 엿보고 이를 해결해 나갈 작은 실마리를 발견해보는 것은 어떨까.
다양한 상황에 놓인 인물들의 마음에 공감하고 해결책을 감상하는 동안 그동안 고민했던 문제들이 조금씩 풀릴지도 모른다.
<주토피아>는 주인공 토끼 주디와 여우 닉이 주토피아에서 일어난 연쇄 실종 사건을 함께 해결하는 과정을 그린 애니메이션이다. 어린 주디는 경찰을 꿈꾸지만, 모두가 작고 약한 토끼는 경찰이 될 수 없다며 그를 믿어주지 않는다. 경찰이 되고자 입학한 사관학교에서도 주디는 무시를 당하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노력한 끝에 최초의 토끼 경찰이 된다. 한편, 어린 닉은 자신이 그토록 원하던 주니어 레인저 스카우트에 입단하지만, 그곳의 유일한 육식동물이라는 이유로 재갈을 물리고 괴롭힘을 당한다. 불행히도 닉은 자신이 여우라서 이런 대우를 받는다면 차라리 교활한 여우로 살아가자는 다짐을 하고 결국 사기꾼이 된다.
<주토피아>의 주디와 닉은 모두 편견에 놓였지만 주디는 이를 극복했고 닉은 이에 굴복했다. 둘의 차이는 어디에서 비롯되었을까. 바로 긍정성이다. 직장에서도 마찬가지다. 나를 지키며 원만한 직장생활을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긍정의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그 첫 번째 실행방안으로는 타인의 말과 행동을 긍정적으로 인식하는 것이다. 그렇게 노력하다 보면 성격이 다르거나 이해 못할 행동을 하는 동료도 받아들일 여유가 생긴다. 두 번째 실행방안은 감사일기를 쓰는 것이다. 특히 업무에 많이 지쳤거나 사람에게 상처를 받았을 때 실천하면 좋다. 그 어떤 날에도 분명 감사한 일은 있다. 그렇게 기록한 것을 장기간 펼치다 보면 어느 순간 자신도 깨닫지 못했던 긍정적인 변화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주인공 앤디는 대학을 졸업하고 저널리스트가 되기 위해 뉴욕에 온다.
하지만 취업이 만만치 않자 패션잡지 편집장의 비서로 입사한다. 그러나 앤디는 패션업계에 적응하지 못하고 겉돌기만 하다 큰 사고를 치고 만다. 이를 계기로 자신의 부족함을 깨닫고 반성한 앤디는 선배 에밀리의 조언을 얻어, 놀랄 정도로 달라진 태도와 자세를 보여준다. 그 모습에 감동한 편집장 미란다의 도움으로 결국 앤디는 그토록 원하던 저널리스트가 되는 데 성공한다.
자세와 복장은 가장 먼저 겉으로 드러나는 것들로, 개인의 이미지를 간접적으로 드러낸다. 특히 한번 만들어진 이미지는 좀처럼 바꾸기가 힘들다. 나아가 이러한 이미지는 현재의 평가를 넘어 향후 경력을 쌓는데 있어 평판의 근거로도 작용한다.
업무뿐 아니라 우리의 일상에서 좋은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는 아주 강력한 방법이 있다. 바로 대답과 웃음이다. 말하는 사람의 의도를 파악하고 반응해주는 것들이 쌓여 호감을 이루고 서로 간에 유대감을 만든다. 때론 중요한 회의나 대화에서 서서히 주도권을 가져올 수도 있다. 또 하나, 웃음이다. 자신의 감정에 반해 억지로 웃을 필요는 없지만 웃음은 스스로를 보호하는 막이다. 때론 다른 누구를 위해서가 아니라 직장에서 보내는 그 하루를 즐겁고 재밌게 만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웃음의 역할은 충분하다.
<굿모닝 에브리원>에서 프로듀서 베키는 지방방송국에서 해고된 뒤 어렵사리 메이저방송국에 취직한다. 그러나 시청률 최저 프로그램을 맡으면서 고군분투한다. 동료이자 남자친구인 애덤은 업무 고민과 인생고충에 대해 조언을 하거나 그녀의 결정에 힘을 실어주며 지원 역할을 한다. 온종일 프로그램에 매여있는 그녀를 일 중독으로부터 구하는 것도 애덤을 비롯한 동료들이다.
어느 회사든 갈등과 고충은 존재하며, 그것을 해결 또는 해소하지 않고는 업무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는다. 그 갈등 해결의 시작은 바로 대화다. 지난 2018년 한 단체에서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갈등에 대한 여론조사를 시행했다. 직장에서 자주 갈등을 겪는 상대방에게 ‘하고 싶은 말’을 물었더니, 1위는 ‘제발 적당히 좀 하자(28%)’, 2위는 ‘우리 제발 대화 좀 하자(17%)’, 3위는 ‘내 얘기도 좀 들어줘(16%)’ 순으로 답했다. 대화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우리에게는 대화를 통한 이해와 절충, 그리고 실행이 필요하다. 그 과정에서 업무에서 겪는 어려움이나 불만과 불평이 자연스럽게 공유된다. 때론 단지 타인의 속내를 듣는 것만으로도 또는 내 감정을 누군가에게 토로하는 것만으로도 유대감이 생기고 업무를 유연하게 만드는 기회가 된다. 고민이나 고충이라는 무거운 이름이 아니라도, 그저 일상의 가벼운 대화나 면담이 관계와 업무를 조화롭게 만들고 성과를 만드는데 기여한다. 즉, 누구에게나 동료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업무 역량이 필요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