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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단 PICK크닉

자연과 예술을 사랑한다면 원주산책

글. 구보은 사진. 원주시청, 뮤지엄 산

예로부터 산이 깊어 난리가 나도 숨기 쉽고 세상이 평안하면 벼슬길에 나아가기 쉬워 사대부들이 살기를 즐겼다는 곳.
그래서일까. 청정의 자연을 품은 원주에는 문화와 예술의 발자취가 깊이 남겨져 있다.
자연과 예술을 사랑한다면, 깊어지는 이 계절 원주로 산책을 떠나보자.

100m 높이의 두 암벽 봉우리 사이를 잇는 '소금산 출렁다리'

하늘 길을 걷고 풍경을 달리다

먼저 원주의 대자연을 만끽하기 위해 소금산으로 향한다. 이곳의 간판스타는 바로 출렁다리. 200m 길이에 폭 1.5m로 국내 산악 보도교 가운데 가장 긴 길이를 자랑하는 소금산 출렁다리는 100m 높이의 두암벽 봉우리 사이를 잇고 있어 국내에서 가장 높은 곳에 설치된 출렁다리로도 꼽힌다.

간현관광지 주차장에 차를 대고 오르는 길, 간현교에 서자 폐선이 된 중앙선 철길이 보인다. 이제는 간현역에서 판대역을 오가는 약 7.8km코스의 레일바이크가 운영된다. 간현역에서 판대역까지는 풍경열차를 타고 가며, 레일바이크를 타고 다시 돌아오는 코스다. 내리막 위주의 경사로라 힘들게 페달을 밟지 않아도 된단다. 아름다운 자연과 더불어 깊어지는 이 계절을 만끽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코스다.

등산로 입구에 다다르자 나무로 된 데크로드가 보인다. 약 15분 정도 오르면 출렁다리로 이어지는 전망대에 닿는데, 스카이워크라고 불리는 이 전망대에서 탁 트인 소금산의 산세와 출렁다리의 아찔한 높이를 미리 경험해볼 수 있다. 발아래로 보이는 소금산의 울창한 숲과 유유히 흐르는 섬강이 만들어내는 풍경에 절로 탄성이 나오면서도, 그 아찔한 높이에 자꾸만 다리가 후들거린다. 출렁다리라는 이름에 걸맞게 한 걸음씩 내딛을 때마다 좌우로 출렁거리는 다리가 못내 원망스러우면서도 짜릿한 놀이기구를 탄 것만 같은 즐거움은 어쩔 수가 없다. 다들 같은 마음인지 여기저기서 감탄사와 비명이 쏟아지고, 출렁다리를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남기려는 사람들로 여념이 없다.

밤이면 이곳에는 국내 최대 규모로 절벽을 스크린 삼아 영상을 투사하는 미디어파사드 ‘나오라쇼’와 형형색색의 음악분수쇼가 펼쳐져 깊은 밤을 수놓는다. 최근 간현관광지가 ‘소금산 그랜드밸리’로 새롭게 태어난 탓이다. 오는 12월이면 출렁다리까지 오르는 케이블카, 암벽에 만든 절벽 길인 잔도, 전망대, 글램핑장 등을 두루 갖춘 대규모 레저단지로 탈바꿈할 계획이다.

소금산 출렁다리를 건너는 사람들 
갈 때는 풍경열차를, 돌아올 때는 레일바이크를 타는 코스로 구성된 '원주 레일바이크'
소금산 출렁다리
강원도 원주시 지정면 소금산길 12 매일 09:00–17:00 만 7세 이상 3,000원/원주시민 1,000원 033-749-4860
원주 레일바이크
강원도 원주시 지정면 간현로 163 10:10 / 11:20 / 13:00 / 14:10 / 15:20 2인승 38,000원/4인승 48,000원 033-733-6600
공간(Space)과 미술(Art), 자연(Nature)이 완성시킨 원주 '뮤지엄 산(SAN)'

예술로 현재를 비추고 과거를 기억하다

문화와 예술의 향기를 가장 가까이서 느낄 수 있는 원주의 여행지, 뮤지엄 산(SAN)으로 가본다. 뮤지엄 산은 공간(Space), 미술(Art), 자연(Nature)의 만남을 뜻하는 동시에, 말 그대로 산의 품에 포근히 안긴 미술관이다. 세계적인 건축가 안도 타다오가 8년에 걸쳐 지은 후 지난 2013년에 개관했다.

뮤지엄 산은 크게 6개 공간으로 나뉘는데, 웰컴센터를 시작으로, 오솔길을 따라 플라워가든, 워터가든, 본관, 스톤가든, 그리고 제임스터렐관으로 이어져 있다. 각각의 공간은 저마다의 개성을 뽐내면서도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으며, 대지와 하늘이라는 자연과도 서로 소통하고 있다. 그저 미술관을 따라 느긋하고 편안하게 산책하는 것만으로도 예술 작품을 감상하는 것 같은 즐거움이 있다.

이 중 워터가든과 본관은 단연 뮤지엄 산을 대표하는 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얕은 연못으로 이뤄진 워터가든은 마치 본관을 떠받치고 있는 듯한 형상이다. 물 위로 본관 건물과 푸른 하늘이 선명히 비춰 아름답기 그지 없다. 여기에 계절마다 색을 달리하는 탁 트인 전망까지 더해지면서 마치 한 편의 웅장한 예술 작품을 보고 있는 듯하다. 도시의 번잡함으로부터 벗어나 이곳에서 자연과 예술을 즐기는 동안 몸과 마음이 치유되는 느낌이다.

뮤지엄 산을 대표하는 공간 중 하나인 워터가든
계절에 따라 달리 변하는 풍경을 담는 본관 내부

여운을 간직하고 다음으로 향할 곳은 박경리 문학공원이다. 박경리 선생은 1980년부터 세상을 떠날 때까지 28년간 이곳 원주에 살았다. 대하소설 <토지> 4부와 5부를 집필하며 대단원의 막을 내린 곳이기도 하다. 특히 옛집과 손수 가꾼 정원, 집필실 등이 원형 그대로 보존돼 있어 살아생전 박경리 선생의 삶과 흔적이 오롯이 느껴지는 것 같다. 주변 공원은 <토지>를 주제로 평사리 마당, 홍이동상, 용두레벌 등 3개의 테마공원으로 꾸며져 소설의 감동을 다시 한 번 느끼기에 충분하다.

故 박경리 선생의 집필 흔적을 엿볼 수 있는 '박경리문학공원' 
뮤지엄 산
강원도 원주시 지정면 오크밸리2길 260 10:00–18:00(17:00 발권 마감), 월요일 휴무 기본권 대인 19,000원/소인 11,000원 등 033-730-9000
박경리문학공원
강원도 원주시 토지길 1 매일 10:00–17:00(1월 1일, 설날, 추석, 넷째 월요일 휴관) 무료 033-762-6843

반계리 은행나무

천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원주의 천연기념물이다. 원주에서 가장 늦게까지 단풍을 볼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특히 늦은 오후에 방문하면 마치 거대한 등불을 밝힌 듯 눈부신 자태를 뽐낸다 강원도 원주시 문막읍 반계리 1495-1

매지호수길

매지호수 주변으로 구성돼있는 이 둘레길은 여름에는 시원한 그늘을 제공하고 가을에는 낭만과 감성이 넘치는 곳이다. 시내에서 다소 떨어져 있어 길이 한적하여 데이트 코스나 출사지로도 인기가 높다. 강원도 원주시 흥업면 매지리 13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