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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성공노트

뿌리기술을 토대로 초보 창업가의 든든한 지원군이 되다

군산국가산단에 위치한 미르기계

글. 김혜민 사진. 이성원

한자리에 머물러 있는 것에는 발전이 없다.
IMF로 온 나라가 들썩이던 1998년 절삭가공 분야에 뛰어들었던 미르기계는 전공분야를 살려 2021년 현재 시제품 제작 전문기업으로 방향을 선회, 다품종 소량생산이라는 시대적 트렌드를 따르고 있다.
매 순간 새로운 도전에 임하면서도 뿌리기업으로서의 소명을 잊지 않고 지켜나가려는 모습은 기술에 대한 이들의 깊은 자부심을 짐작하게 한다.

미르기계

  • 대표자명
    김강석
  • 업종
    금속 가공 제품 제조업
  • 주력사업
    기업 시제품 제작 및 환경개선 제품 제작·판매
  • 보유특허
    • · 조립식 공구 거치대
    • · 보관식 공구 거치대
    • · 면취기 진행방향 유지장치
    • · 테이블 타입 면취기
    • · 휴대용 면취기의 면취량 조절장치
    • · 기 천공 씨형강 제조장치
    • · 적층식 카트
    • · 길이 조절이 가능한 에어컨
    • · 결합과 분리가 가능한 목발
    • · 수상 인명구조용 튜브

Q. ‘다품종 소량생산’ 위주의 운영방식이 독특하게 느껴 집니다. 현재 미르기계의 주력사업이 시제품 제작이란 점도 무척 인상 깊어요.

저는 일반 고교과정 대신 노동부에서 운영하던 직업훈련원에서 훈련을 받으며 엔지니어로서 첫발을 디뎠습니다. 이후 직장생활을 하다가 기술을 보다 체계적으로 습득하려는 마음으로 당시 창원기능대학(현 한국 폴리텍대학 창원캠퍼스)에 입학했지요. 그때나 지금이나 가장 큰 관심사는 연구개발 쪽이거든요. 시제품을 제작하게 된 것은 이런 맥락의 연장선이 아닐까 합니다. 제작 의뢰를 받아 진행하는 건이지만 그동안 미르기계가 쌓아온 경험치가 녹아들면 더 나은 제품이 생산될 수 있거든요. 업력과 경험치가 쌓이다 보니 이제는 시제품을 만들기 위해 찾아오는 분들의 대략적인 이야기만 들어도 머릿속에 그림이 그려집니다. 구체적으로 논의를 나누면서 추가되면 좋을 것 같은 기능, 혹은 굳이 필요하지 않을 것 같은 부분도 함께 말씀드리죠. 단순히 시제품 제작만 하는 것이 아니라 종합컨설팅 역할까지 하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Q. 다른 곳에서 제작을 거절한 제품도 미르기계에선 가능하다고 들었어요.

저희를 찾는 분들 대부분이 다른 업체에 먼저 시제품 제작을 의뢰했다가 거절당한 분들입니다. 그만큼 제작하기 까다로운 경우가 대부분이죠. 그동안 참여했던 프로젝트 중에 쉬웠던 건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항공, 군용 부품 등의 난도 높은 영역을 비롯해 자동차에 들어가는 여러 가지 부품 시제품 제작에도 참여하고 있습니다. 플라스틱부터 금속류까지 소재도 무궁무진한 분야죠. 어렵지만 그만큼 완성되었을 때의 기쁨도 큽니다.

Q. 제조기업 근로자의 작업환경 개선을 위한 제품군 개발에도 힘을 쏟으신다고요?

공장 생산라인이 체계적으로 구축·정돈된 대기업과 달리 대부분의 중소 제조기업은 작업환경이 열악합니다. 부품이 바닥에 널려 있거나 환기 시스템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곳이 허다하죠. 저희도 중소기업이라 그런 상황을 잘 인지하고 있고 그래서 더욱 현실 상황에 맞는 제품군 개발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지난 2015년 특허출원한 공구거치대가 대표적 제품이죠. 다양한 형태의 공구를 거치할 수 있도록 홀(hole)의 크기를 사용자가 변경할 수 있도록 제작하는 한편, 작업대 뒤편은 높게 앞쪽은 낮게 기울기를 주어 사용자의 시야 확보와 불순물 제거에 용이하도록 제작했습니다.

필요에 따라 간단히 나사로 두 개 이상의 거치대를 연결할 수 있도록 해 좁은 공간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죠. 소량씩 제작하기 때문에 규격 협의도 가능합니다. 이 외에도 적층식 카트나 파레트렉, 집진시설 등 작업시간은 단축하고 생산성은 올리는 제품 개발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Q. 최근에는 마찰교반접합 기술에 관심을 두고 계신 것 같아요. 앞으로 출시될 제품과 연관되어 있을까요?

마찰교반접합 기술은 산단공과 함께 진행 중인 R&D 사업에 꼭 필요한 기술입니다. 지금 용접 분야에서 뜨고 있는 신기술이죠. 보통 용접현장이라고 하면 불꽃이 정신없이 사방으로 튀어나가는 모습을 떠올리곤 할 텐데, 앞으로 이 기술이 보편화하면 그 모습도 옛 기억으로 남을 겁니다. 왜냐하면 마찰교반접합은 소재에 별도의 열 가함 없이, 소재와 전용 툴(tool) 간의 마찰으로 생긴 열을 이용해 접촉 부위 소재를 유동화시켜 접합하는 기술이거든요. 이렇게 되면 기공이나 균열 등의 문제가 해결될 뿐 아니라 별도의 유해물질도 발생하지 않아서 친환경산업을 추구하는 요즘의 흐름에도 역행하지 않겠지요. 제가 계획한 대로 사업을 추진하려면 이 기술에 대한 사용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산단공에서도 물심양면으로 도와주고 계신 만큼 잘 풀려나가리라 생각합니다.

Q. 현재 산단공의 산학연협의체(MC, 미니클러스터) 전북지역 뿌리산업 분야 총괄책임직 외에도 다양한 협회 활동에 꾸준히 참여하고 계신데요,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근 30년간 기술인이자 기업인으로서 경험치를 쌓아왔으니 이제는 후배들을 대변할 목소리를 낼 때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여러 협회에서 고문이나 장 역할을 맡은 건 그런 이유겠지요. 그중 하나가 (사)전북소성가공협회 회장직을 맡았던 일인데, 이 자리에 오르면 전북지역 뿌리산업 분야 미니 클러스터의 당연직 회장을 겸하게 됩니다. 업계 종사자들을 대표해 산단공 관계자분들과 교류할 일이 많아지다 보니 산단공과의 관계도 더욱 돈독해지는 듯합니다. 이 외에도 현재 전주금속가공소공인협의회 고문직, 소공인융합협동조합 이사장으로 활동 중입니다. 맡은 역할이 늘어나면서 여러가지로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많지만 그만큼 뿌리산업은 국가적으로 중요한 이슈라 생각하기 때문에 큰 사명감을 갖고 임하고 있죠. 저는 진짜 뿌리는 중소, 소규모 기업에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미르기계가 2015년 특허출원한 다양한 형태의 공구를 거치할 수 있는 공구거치대
제작하기 까다로운 시제품 제작도 미르기계에선 가능하다

Q. 지난해엔 중소벤처기업부 주관의 ‘기계· 금속분야 백년소공인’으로 선정되셨어요. 앞으로의 책임감은 더 무거울 것 같습니다.

제품을 완성하려면 그 안에 들어가는 부속이 하나라도 빠져서는 안 되겠지요. 그런데 아무리 규모가 큰 회사라고 해도 모든 제품을 내부에서 만들 순 없습니다. 작은 부품 하나를 위해 팀을 대거 꾸릴 수는 없으니까요. 운영비 측면에서도 비효율적일 겁니다. 결국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서로를 보완해나갈 때 비로소 가장 이상적인 윈윈전략을 완성할 수 있을 텐데,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자본력이 상대적으로 약한 중소 뿌리기업들이 잘 운영될 수 있도록 다방면의 지원책을 꾸리는 것이 중요하리라 생각됩니다. 특히 요즘처럼 어려운 시기엔 더욱 그렇죠. 개인적인 시간을 들여가며 기업하는 분들의 목소리를 듣고, 또 들은 바를 전하기 위해 다시 기관 관계자분들을 만나 이야기하는 건 결국 우리나라 기업이 전체적으로 잘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 크기 때문입니다. 앞으로도 책임감을 갖고 맡은 바를 충실히 이행해야겠지요.

Q.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그동안 사업을 이어오며 느낀 건 규모가 작은 회사일수록 어떤 일이든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사업 초기에 머릿속에 떠오르는 아이디어를 발전시켜 제품을 만들었고 특허도 받아 지금까지 꽤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지만, 만약 처음부터 좀 더 시장성을 고려해 전략적으로 개발했다면 더 좋은 성과가 나오지 않았을까 생각 하거든요. 아마 비슷한 규모와 업종에 있는 회사들이 많이 놓치는 것이 이런 부분일 거라 생각합니다. 특별한 계획보다는 앞으로는 제품 초기기획 단계에서 시장성, 구매력 등의 요소를 잘 분석한 전략으로 새로운 성과를 낼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