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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단 감성로드

추억하거나 혹은 탐험하거나

인천을 여행하는 특별한 방법

글. 구보은 사진. 인천시청·인천관광공사·인천중구청·강화군청· 강화씨사이드리조트

여행에도 결이 있다. 때론 여행지를 온몸으로 느끼며 탐험하기도 하고, 때론 역사의 조각들을 따라가며 그곳을 더 깊이 이해하기도 한다. 어느 쪽이든 인천에서라면 후회가 없을 것이다. 훌쩍 떠나기 더없이 좋은 이 계절에 전혀 다른 테마로 당신을 기다리는 곳, 인천을 여행해본다.

개항누리길

시간여행자가 되어 역사 속을 걷다, 개항누리길

인천은 우리나라 근대 역사의 중심에 있는 도시다. 1883년 제물포항 개항후 지금의 인천 중구 일대에는 외국의 신문물이 밀려 들어왔다. 중국과 일본, 그리고 서양의 문화가 어우러져 거리는 독특한 분위기를 띠게 되었다. 근대 개항기의 역사와 문화를 체험할 수 있도록 이곳에 조성한 길이 바로 개항누리길이다.

첫 코스는 인천역 맞은편에 자리한 차이나타운이다. 개항 후 중국인들이 모여살기 시작하면서 형성된 곳이다. 양꼬치, 공갈빵, 월병 등 중국식 먹거리가 그득하고 붉은색으로 치장된 상점들이 줄지어진 거리를 걷다 보면 ‘한국 속의 작은 중국’이라는 말이 실감 난다. 특히 이곳은 짜장면의 고향으로도 유명하다. 짜장면박물관에서 짜장면의 탄생과 역사, 변천 과정 등을 엿볼 수 있다.

청일조계지 경계 계단은 이 거리의 놓칠 수 없는 포인트다. 중국인 거주 지역인 청국 조계지와 일본인 거주 지역인 일본 조계지 사이에 놓인 계단으로, 이를 중심으로 전혀 다른 분위기를 띤다. 앞서 본 청국 조계지가 화려한 풍경이라면 일본 조계지는 목조건물과 근대건축물 등으로 차분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마치 드라마 세트장을 떠올리게 하는데, 최근에는 레트로 감성을 담은 카페나 공방으로 변모했다. 이 외에도 근대건축의 역사를 알 수 있는 인천개항장 근대건축전시관, 인천의 개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인천개항박물관,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식 호텔인 대불호텔 전시관 등도 놓칠 수 없는 코스다.
개항누리길의 마지막 코스는 인천아트플랫폼이다. 근대 개항기 건물을 리모델링해 지금은 젊은 예술가들의 창작스튜디오, 전시장, 공연장 등으로 쓰인다. 과거와 현재, 일상과 예술이 공존하는 곳으로, 감각적인 공간들이 많아 이른바 인생샷을 남길 수도 있다. 쓰라린 과거 위에 부단히 쌓아 올린 현재를 보고 있노라니, 개항누리길을 걷는 동안 어딘가 아릿했던 마음 한구석이 충만해지는 것 같다.

차이나타운 거리공연
인천아트플랫폼
인천 개항누리길
인천 중구 관동1가 24

그림 같은 풍경 속에서 자연을 온몸으로 느끼다, 강화도

강화도는 지붕 없는 박물관이라 불릴 만큼 역사적 의미가 큰 데다, 산과 바다를 끼고 있어 뛰어난 자연환경을 자랑한다. 그러나 고즈넉한 이곳이 액티비티의 천국이라는 사실은 모르 는 이들이 많다. 하늘을 시원하게 가로지르는 집라인(Zipline)과 짜릿하게 질주하는 루지 를 통해 강화도의 자연을 온몸으로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

티앤림자연휴양림&레포츠파크는 강화도의 동서남북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혈구산 자락에 들어선 자연휴양림이자 레포츠파크다. 이곳을 대표하는 것은 단연 집라인. 집라인은 외줄 하나에 의지해 수십 미터의 상공을 활공하는 레포츠다. 총 길이 1km, 5개 코스로 이루어진 티앤림의 집라인은 코스별로 각기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지-입’하는 와이어의 경쾌한 마찰음을 들으며 시원한 바람을 맞으면 누구라도 가슴이 뛴다. 외줄에 몸을 맡긴 채 혈구산을 가로지르며 마주하는 강화도의 풍광은 걷거나 달리며 느낀 것과는 또 다른 매력으로 다가온다. 이 외에도 자연 속에서 즐기는 어드벤처, 서바이벌, 고카트, 클라이밍 등의 레포츠는 여행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

한편, 강화도 남서쪽 길상산에는 루지를 탈 수 있는 강화씨사이드리조트가 있다. 루지는 원래 얼음 위를 달리는 겨울 스포츠인데, 바퀴를 달아 특수 제작한 카트를 타고 땅의 경사와 중력만을 이용해 트랙을 달리는 레포츠로 진화했다. 조작법이 간단해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다.

아시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강화 루지는 1.8km 길이의 2개 코스로 구성돼 있다. 계곡 사이를 달리는 밸리 코스는 급한 경사와 굽이진 트랙이 특징이며, 오션 코스는 짙푸른 바다를 조망하며 달리는 완만한 트랙이 매력이다. 바람을 가르며 짜릿한 속도로 질주하는 동안 눈앞에 펼쳐진 풍광에 절로 감탄사가 터진다. 곤돌라와 회전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강화도의 아름다운 절경도 잊지 못할 한 장면이다.

강화씨사이드리조트의 루지와 곤돌라
티앤림자연휴양림&레포츠파크의 집라인
티앤림자연휴양림&레포츠파크
인천 강화군 불은면 중앙로 546-34 레포츠파크 032-937-7481, 자연휴양림 032-937-7482 평일 10:00~18:00, 주말 09:00~18:00(화요일 휴무)
강화씨사이드리조트
인천 강화군 길상면 장흥로 217 032-930-9000 평일 10:00~18:00, 주말 09:00~18:00
그섬에 가고 싶다 , 인천의 섬 여행

실향민의 향수 어린 추억 여행지, 교동도

교동도는 한국전쟁 당시 피란하여 내려온 실향민들이 터를 잡은 섬으로, 바다 건너 불과 2.6km 거리에 북한을 마주하고 있다. 황해도 연백군 고향에 있는 시장인 연백장을 본 따 만든 대룡시장이 유명하다. 좁고 꼬불꼬불한 골목에 1960~70년대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오래된 가게들을 비롯해 당시의 생활상이 담긴 재미있는 벽화들이 곳곳에 숨어 있어 추억 여행지로 제격이다. 인천 강화군 교동면 교동남로 35

썰물이면 열리는 아름다운 바닷길, 선재도

선재도는 밀물 때는 푸른 바다를, 썰물 때는 생명을 품은 갯벌을 선사해 갯벌 체험장으로 인기가 높다. 특히 선재도에 딸린 목섬은 꼭 들려야 할 관광명소다. 밀물 때는 그저 바다 위에 홀로 있는 작은 무인도지만 물이 빠지면 1km 길이의 모랫길이 열리기 때문이다. 울창한 소나무 군락이 자리 잡은 목섬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인천 옹진군 영흥면 선재리

삼둥이 섬을 오가는 이색 자전거 여행, 신시모도(신도·시도·모도)

신시모도는 북도면에 위치한 신도·시도·모도를 한꺼번에 이르는 말로 삼둥이 섬이라고도 한다. 연도교로 이어져 있어 세 개의 섬을 한 번에 둘러볼 수 있는데, 섬과 섬 사이를 자전거로 여행하는 이들이 많다. 구봉산, 해당화 둘레길, 수기해변, 배미꾸미 조각공원 등 저마다의 매력을 간직한 삼둥이 섬을 비교하며 즐기는 색다른 즐거움이 있다. 인천 옹진군 북도면 신도리, 시도리, 모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