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북이 꼬리를 닮았다고 하여 구미(龜尾)라 불리는 땅.
본래 선산군의 작은 면을 가리키던 구미는 어느새 내륙 최대의 산업도시를 부르는 이름이 되었다.
거북이 등딱지에 가려진 몸통처럼 여행지로서의 구미 역시 아직 미지의 땅이다.
알면 알수록 새롭고 더 궁금해지는 경상북도 구미시에서 이번 가을을 보내는 세 가지 방법을 추천한다.
누가 뭐래도 가을은 등산의 계절이다. 구미를 대표하는 첫 번째 여행지는 바로 금오산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도립공원인 금오산은 기암절벽과 울창한 숲이 조화를 이뤄 수려한 경관을 자랑한다. 경북 8경으로도 꼽히는데 늦가을이면 깎아지른 듯한 절벽을 붉게 물들인 단풍을 보기 위해 많은 이들이 금오산을 찾는다.
금오산 정상에 오르는 몇 가지 등산로 가운데, 탐방안내소에서 금오산성, 해운사, 대혜폭포를 거쳐 현월봉까지 오르는 코스가 가장 유명하다. 산 중턱인 해운사까지 케이블카가 연결돼 있어 비교적 가벼운 마음으로 금오산을 찾아도 좋다. 케이블카에서 내려다보면 협곡을 곱게 물들인 단풍이 더욱 입체적으로 느껴진다. 양쪽으로 개방된 창문 덕에 시원한 가을바람을 맞으며 탁트인 전망을 오롯이 즐길 수 있다.
케이블카에서 내려 해운사를 지나 대혜폭포에 이르면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다. 이곳부터 정상을 잇는 길은 숨이 헐떡거릴 정도로 가파르다 하여 ‘할딱고개’라는 이름이 붙었다. 금오산 정상은 분지를 이루는데 그 주위로 가파른 절벽이 병풍처럼 둘러져 있어 산세가 험하다. 그래도 고생 끝에 낙이 온다던가. 비로소 정상인 현월봉에 오르면 구미시가지와 낙동강 물줄기가 눈 앞에 펼쳐지고, 눈길이 닿는 곳마다 오색빛깔 단풍 잔치가 열린다. 정상에 오른 이들만이 누릴 수 있는 호사다.
따사로운 햇살과 선선한 바람을 만끽할 수 있는 가을엔 소풍을 빼놓을 수 없다. 산동면 인덕리 일대에 자리한 구미에코랜드는 자연을 배우고 느끼고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산림문화관을 비롯해 산동참생태숲·자생 식물단지·어린이테마교과숲 등을 갖췄다. 맑은 날이면 돗자리와 먹거리를 챙겨 나들이 나온 가족 단위 방문객들로 붐빈다. 구석구석에 자연을 테마로 한 다양한 놀이시설과 휴게시설이 마련돼 있어 어린이들에게는 자연과 교감할 수 있는 최고의 놀이 공간이자, 어른들에게는 심신을 달래는 편안한 휴식 공간이 되어준다.
구미에코랜드의 최고 스타는 단연 생태탐방 모노레일. 8인승 모노레일을 타고 산동참생태숲 일대의 약 1.8km 구간을 돌아보는 체험이다. 계절에 따라 달라지는 숲의 색깔, 바람의 냄새, 온갖 생명의 소리까지도 가까이서 천천히 느낄 수 있다. 느린 속도로 주행하지만, 일부 급경사 구간에서는 짜릿함을 선사하기도 한다. 생태탐방 모노레일을 타면 구미에코랜드 전망대에 오를 수 있는데, 울긋불긋 단풍으로 물든 산 너머로 청명한 하늘과 탁 트인 구미시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주말에는 일찍 마감될 수 있으니 홈페이지를 통해 예약해두는 것을 추천한다. 숲 체험, 목공예 체험 등 유익한 체험 거리도 마련돼 있으니 놓치지 말자.
짧은 이 계절을 충분히 만끽하고 싶다면 가을 캠핑만한 것이 또 있을까. 낙동강변을 따라 조성된 낙동강체육공원은 국내 최대 규모의 체육공원으로, 구미를 대표하는 도심 속 여가와 휴식의 공간이다. 지난 2017년 이곳에 문을 연 구미캠핑장은 코로나19로 야외에서 시간을 보내려는 사람들이 늘면서 날로 그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도심에서 접근성이 좋으며 시설 관리가 잘 되고, 카라반·오토 캠핑·일반 캠핑·평상 등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만약 1박이 부담스럽다면 평상을 대여해 소풍처럼 가볍게 즐기는 캠프닉(캠핑+피크닉)을 시도해 볼 만하다.
무엇보다 구미캠핑장의 큰 매력은 낙동강체육공원에서 하루를 온전히 즐길 수 있다는 점일 것이다. 다양한 계절의 색을 만끽할 수 있도록 마련된 계절꽃 단지에는 가을이면 핑크뮬리와 코스모스가 만발해 신비로운 꽃 물결을 이룬다. 자전거를 타고 낙동강변을 따라 달리며 시원한 강바람과 멋진 경치를 즐겨도 좋다. 4주차장 부근에 있는 자전거 대여소에서 1시간 동안 무료로 자전거를 빌려준다. 드넓게 펼쳐진 들판을 수놓은 억새가 특히 장관인데, 억새에 이는 바람 소리를 듣고 있노라면 가을 한가운데 있음을 느끼게 된다.
신라 19대 눌지왕 때 고구려의 승려 아도화상이 포교를 위해 세운 신라 최초의 사찰이다. 도리사 일주문을 지나 약 2km 가량 이어지는 느티나무 가로숲길은 ‘한국의 아름다운 가로수길 62선’에 선정되기도 했다. 경상북도 구미시 해평면 도리사로 526
통일신라 문성왕 때 진감국사가 연악산 꼭대기에 흰 연꽃 한 송이가 피어있는 것을 보고 창건한 사찰이다. 가을이면 고즈넉한 사찰을 배경으로 샛노랗게 물든 커다란 은행나무와 단풍을 보기 위해 많이 찾는다 경상북도 구미시 무을면 수다사길 183
신라 시대에 창건한 사찰로, 대나무가 많다고 하여 죽장사라 불렸다. 통일신라 시대에 만들어진 것으로 보이는 국보 130호 죽장리 5층석탑이 유명한데, 높이 10m로 현존하는 오층석탑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경상북도 구미시 선산읍 죽장2길 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