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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의 자격

장비 국산화 실현! 국내 LCD산업의 신뢰도를 끌어올리다

구미국가2산업단지에 위치한 ㈜에스엘테크

글. 강현숙 사진. 전문식

디스플레이 강국으로 우뚝 선 대한민국의 저력은 어디서 나온 것일까? ‘우리 기술의 힘’을 믿으며 장비 국산화에 뛰어든 엔지니어의 숱한 땀방울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구미에 자리한 ㈜에스엘테크도 그중 하나다.
자체 개발한 검사 및 자동화 장비로 세계로 뻗어가는 기업, 이는 서임교 대표의 사명에서 출발한다.

㈜에스엘테크

  • 대표자명
    서임교
  • 주요사업
    LCD 셀&모듈 검사장비, 카메라 모듈 검사장비, Screw 자동체결기 등 기계장비 개발·생산
  • 임직원 수
    75명
  • 연혁
    2007
    • 수에스엘테크 설립
    2008
    • LG디스플레이 1차 협력업체 등록
    2009
    • 기업부설연구소 설립
    2010
    • LG전자 1차 협력업체 등록
    2011
    • 지식경제부 장관상 수상
    2012
    • 이노비즈 인증
    2017
    • 일자리 우수기업 표창
    • 청년고용우수기업 표창
    2018
    • LG전자 베트남공장 자동화 장비 납품
    • 대한민국 일자리 으뜸기업 선정
    •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상 표창
    2019
    • 국무총리상 수상
    2020
    • 경북스타기업 선정, 글로벌 선도기업 선정
    • 100만 불 수출의 탑 달성

Q. ㈜에스엘테크는 검사 및 자동화 장비 전문 업체로 알려져 있습니다. 구체적인 사업영역과 제품을 소개해주세요.

LCD(Liquid Crystal Display) 셀과 모듈을 검사하는 장비로 출발한 기업입니다. LCD 패널의 화소 하나하나를 검사해 불량을 찾아내고, 회로가 끊긴 화소를 레이저로 이어 다시 살려내는 장비가 대표적이죠. 또 LCD 모듈, 카메라 모듈, 핸드폰 모듈의 최종 검사 시 불량을 찾아내어 유형까지 자동으로 분석하는 검사 시스템도 특화되어 있습니다. 이 같은 장비 설계 기술력을 바탕으로 자동화 설비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LCD TV, 자동차, 세탁기, 내비게이션 등의 생산 공정에서 조립을 담당하는 로봇이 대표적인데요. 단순 동작에는 직교 로봇을, 복잡한 조립에는 스카라 로봇과 다관절 로봇을 적용해 생산성 향상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Q. 디스플레이는 기술혁신이 빠른 분야이기도 합니다. 이를 따라가는 일도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저는 95년부터 LCD 검사장비 업계에 발을 디뎠습니다. 1세대 LCD부터 현재의 10세대까지 모두 지켜봐 왔죠. 그사이 크기가 대형화되고, 화소가 많아지면서 검사장비도 한층 고도화되었습니다. 특히 검사를 위해서는 패널을 눕혀야 하는데요. 기존의 알루미늄 받침으로는 지탱하지 못하고 휘어질 수 있어 유리 바 타입으로 변경하기도 했습니다. 제품의 변화, 공정의 변화를 늘 예의주시하며 발맞춰 혁신하는 게 핵심입니다.

Q. 어느덧 15년 차 기업으로 2020년에는 경북스타기업, 글로벌 선도기업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경쟁력은 무엇인가요?

한마디로 말이 잘 통하는 파트너입니다. 검사나 자동화 장비는 원청과 공동 개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생산 과정을 긴밀하게 공유하며 개발하는데 저희만큼 LCD 생산 공정을 완벽히 꿰뚫고 그에 대한 지식을 갖춘 업체가 드물거든요. 한마디만 해도 알아서 통하니 서로 시너지가 나죠. 덕분에 검사장비, 측정장비, 생산설비, 자동화장비 등을 고객이 원하는 최적화 시스템으로 개발할 수 있습니다. 물론 기술력은 기본입니다. 2009년 설립한 기업부설연구소에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하드웨어 설계 엔지니어, 공정 엔지니어가 두루 포진되어 있습니다. 초창기에는 설계를 외주에 맡겼지만 기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연구소에서 개발, 생산이 모두 이뤄질 수 있도록 틀을 짰습니다. 그 결과 국내 특허 7개, 해외 특허 1개를 보유하며 시스템 자체 개발에 몰두, 장비 국산화를 이끄는 중입니다.

검사장비, 측정장비, 생산설비, 자동화장비 등을 고객이 원하는 최적화된 시스템으로 개발하는 ㈜에스엘테크
구미공장을 둘러보며 장비를 체크 중인 서임교 대표와 직원

Q. 2020년 ‘100만 불 수출의 탑’을 달성하며 세계 시장에서의 선전을 입증하셨습니다. 해외 진출의 성공 요인은 무엇일까요?

자체 개발 시스템을 중국·베트남으로 수출해 100만 불 수출의 탑을 달성했습니다. 기업을 일구며 가장 뿌듯했던 순간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저희 장비는 대부분 주문을 받아 맞춤형으로 제작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70%는 국내 연구소에서 개발하고, 나머지 30%는 현지에 가서 설치 후 마무리하는 식입니다. 규제도 심하고, 압박감도 상당한 낯선 현장에서 고군분투하는 엔지니어가 가장 큰 성공의 열쇠라고 생각합니다. 기계장비는 한번 설치로 끝나는 게 아니라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유지·보수 역시 중요하거든요. 현재 구미 본사 외에 파주지점, 중국 타이저우, 광저우지점, 베트남 하이퐁 해외법인이 있고, 9월에 평택지점을 새롭게 열 계획입니다. 곳곳에서 애쓰는 엔지니어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네요.

Q. 위기의 순간도 많았을 것 같은데, 어려움을 어떻게 돌파해왔는지 궁금합니다.

2016년, 냉장고 생산 과정에 필요한 보호필름 커팅 장비를 수주해 개발했습니다. 그런데 제작한 장비를 설치하는 과정에서 상품 자체에 흠집이 나는 예상치 못한 오류가 발생했습니다. 장비를 개선하지 못하면 원청에 미치는 손해가 컸기에 회사의 사활이 걸린 문제였습니다. 제가 직접 현장에 출동해 인근 모텔에서 3개월 정도 묵으며 오류를 잡는 데 매달렸습니다. 문제를 파악하고 설계를 변경해 다시 설치하기까지 장장 6개월이 걸렸는데요. 다행히 지금까지 생산현장에 잘 적용되고 있습니다. 엔지니어의 무기는 결국 고객이 만족할 때까지 포기하지 않고 제품을 만들어 내는 근성에 있다고 봅니다. 어떤 위기가 오더라도 기술력과 성실함으로 이겨내야겠죠.

Q. 구미국가2산업단지에 자리를 잡고 구미시 경제발전에 기여하고 계십니다. 한국산업단지공단 경북지역본부와의 상생 사례가 있을까요?

지역 중소기업이 독자적으로 진행하기 어려운 정부의 기술 개발 과제를 지원해줍니다. 기술력을 높이고 한 단계 높게 성장할 뜻깊은 기회이지요. 또한 산업단지 경영자협회 활동을 통해 서로 교류하며 정보를 얻고 있는데요. 엔지니어 중심의 기업이 취약할 수 있는 법률, 경영, 노사 문제 관련 상담과 지원을 적극적으로 펼쳐주어 큰 도움을 얻고 있습니다.

검사장비, 측정장비, 생산설비, 자동화장비 등을 고객이 원하는 최적화된 시스템으로 개발하는 ㈜에스엘테크
㈜에스엘테크가 장비 국산화를 이룰 수 있었던 것은 서임교 대표와 함께 곳곳에서 애쓴 엔지니어들 덕분이다.

Q. 지금까지 ㈜에스엘테크를 흔들림 없이 이끌어온 대표님의 경영 철학은 무엇인가요?

미국 LCD 검사장비 생산업체의 한국지사에 14년 동안 근무하다 합병 이슈로 한국지사의 거취가 불투명해지자 직접 창업에 나섰습니다. LCD 검사장비의 국산화를 이뤄보자는 꿈을 품고서 말이지요. 지금도 그 뜻은 변함이 없습니다. 미국회사에 근무할 때는 우리 기업이 생산한 샘플 LCD 패널을 들고 검사장비가 있는 미국으로 날아가는 것부터가 일의 시작이었습니다. 하지만 장비 국산화를 통해 그 번거로움을 덜고 훨씬 긴밀하게 기술협력을 이룰 수 있었습니다. 자원과 영토가 풍부하지 않은 우리나라의 가장 큰 희망은 인재와 기술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나라의 고도화된 기술 견제에 흔들리지 않도록 장비 국산화에 앞장서 대한민국 산업과 후대에 공헌하는 게 저의 꿈이자 철학입니다.

Q. ㈜에스엘테크의 앞으로의 비전과 목표도 궁금합니다.

모든 직원이 도전을 즐기는 일류 전문가로 성장하는 행복한 기업을 일구는게 궁극적인 꿈입니다. 이를 위해 시대와 산업의 변화에 발맞춘 기술혁신을 계속할 계획입니다. 태양광 패널을 청소하며 상태를 점검하는 솔라셀 청소기 로봇, 이동식·거점식 드론 정거장 등도 개발하고 있는데요. ㈜에스엘테크의 끊임없는 진화를 기대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