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A씨는 얼마 전 프레젠테이션을 마치고 동료로부터 앞으로 좀 더 활기차게 진행해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솔직한 피드백에 고마운 마음이 들었지만, 한편으로는 자신을 공격하는 것처럼 여겨지기도 했다. A씨처럼 우리는 상대의 피드백 앞에서 종종 흔들리곤 한다. 이처럼 피드백이 어려운 이유는 무엇인지, 어떻게 하면 피드백을 잘 이해하고 이를 통해 성장할 수 있을지 알아본다.
우리는 매 순간 피드백 속에서 살아간다. 넓은 의미에서 피드백은 다른 사람들을 통해 우리 자신에 대해 알아가는 방식, 즉 인생을 배워나가는 방식이다. 서비스 계약을 갱신하는 고객, 청중들의 반짝이는 눈빛, 자녀의 투정 어린 말투 등 누군가의 평가 외에도 감사나 의견을 표현하는 일, 관계를 끊는 일 역시 모두 피드백이다. 특히, 직장에서는 더 많은 피드백이 우릴 기다린다. 업무 평가 결과에 따라 연봉 인상, 보너스, 승진 등이 결정되며, 어떤 사람들은 직장을 잃기도 한다.
이처럼 피드백이 우리 삶에서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피드백을 주고받는데 어려움을 느낀다. 앞서 말한 직장인 A씨처럼, 우리가 피드백을 받을 때 갈등을 느끼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먼저 사람은 누구나 학습하고 성장하고 싶은 욕구를 갖고 있다. 그와 동시에,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받아들여지고 존경받고 싶은 욕구가 있다. 피드백은 이러한 인간의 모순되는 두 가지 욕구가 교차하는 바로 그 지점을 건드린다.
좀 더 자세히 살펴보자.
때때로 피드백은 우리의 정체성을 무너뜨린다.
정체성이란 내가 생각하는 나다.
나는 어떤 사람인가, 나는 무엇을 상징하는가, 나는 무엇을 잘하는가, 나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에 관한 이야기다.
그런데 종종 피드백은 내 정체성과 충돌하거나 내 정체성에 이의를 제기한다.
가령, 스스로를 유능하고 근면 성실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10년 동안 일한 회사에서 권고사직을 당하는 식으로 말이다.
그렇다면 성공적인 피드백을 주고받기 위해선 무엇이 필요할까. 먼저, 관리자들에게 피드백을 ‘주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피드백을 주는 사람이 제아무리 능숙하게 전달하더라도, 피드백을 받는 사람에게 피드백을 수용할 의향이나 능력이 없으면 그뿐이다. 어떤 것은 받아들이되 어떤 것은 받아들이지 않을지, 상대가 하는 말을 어떤 식으로 이해할지, 변화할지 말지를 결정하는 것은 모두 피드백을 받는 사람의 몫이다.
단, 피드백을 잘 받아들인다는 것은 피드백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라’는 의미가 아니다. 이는 곧 대화에 노련하게 참여하고 현명하게 결정한다는 뜻이다. 피드백 제공자의 대화를 토대로 상대가 제공한 정보를 활용할 것인지, 만약 활용할 생각이라면 어떤 방법을 선택할지, 상대의 피드백을 통해 어떤 교훈을 얻을지 스스로 결정하는 일이다.
직장에서는 피드백을 단순히 참아내야 할 대상으로 여기기보다 적극적으로 추구해야 할 대상으로 여기면 큰 도움이 된다.
이러한 태도는 높은 업무 만족도, 빼어난 업무 창의성, 신속한 조직 적응, 낮은 이직률과 높은 상관관계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른다.
자기 자신을 기꺼이 돌아보는 사람들과는 함께 일하고 함께 지내기 쉽기 때문이다.
당신과 피드백 제공자가 고치고 싶어 하는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인가. 가장 의미 있고 유용한 한 가지 문제에 집중해 해결하려 노력해보자.
잠재적 유용성이 있다면 피드백을 적용해 먼저 테스트해보자. 피드백이 무조건 옳아서라기보다는 도움이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실질적인 행동은 간혹 예상치 못한 긍정적인 결과를 낳기도 한다.
‘코치’란 당신에게 피드백을 주는 모든 사람을 말한다. 우리는 대게 상대방의 충고가 와닿지 않거나 이해되지 않더라도 그에 대해 논의하려 들지 않는다. 하지만 툭 터놓고 피드백이 어디에 도움이 되며 이유가 무엇인지 논의하는 것은 오히려 상처받지 않고 피드백을 받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피드백 제공자와의 관계를 더 깊게 개선해보자. 내 마음이 상대방을 진심으로 받아들이면, 당신은 도움을 요청할 정도로 겸손하고 자신감 있는 사람이 되고, 상대방은 도움을 줄 역량을 가진 사람으로서 존중받고 인정받게 될 것이다. 때로는 이러한 상호작용 자체가 큰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