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유하기
트렌드 포커스

소비를 보면 시대가 보인다

빅데이터를 통해 읽는 소비 트렌드

글. 구보은

매일 방대한 데이터가 쏟아지고 데이터를 돈으로 환산해 사고파는 시대가 왔다.
시장에서 데이터가 가치를 갖는 이유는 데이터를 통해 고객의 핵심니즈와 같은 비즈니스 가치를 파악하고 이에 맞는 서비스를 개발하는 데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소비는 그 시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거울과도 같다.
국내 소비 분야의 빅데이터를 활용해 이 시대의 주요 소비 트렌드를 살펴보고자 한다.

‘홈코노미’ 시대가 열리다

코로나19의 확산으로 모든 소비를 집에서 온라인으로 해결하는 이른바 ‘홈코노미’가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배달이나 OTT 서비스 등 플랫폼에 익숙하며 편리함을 추구하는 특성이 강한 2030 세대들은 웬만한 일은 모두 집에서 처리한다. 이렇게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가전 및 인테리어 시장이 크게 성장했다.

한 가구 업체의 조사에 따르면 인테리어 시장 매출은 지난해 대비 20% 이상 상승했으며, ‘인테리어’와 ‘집’ 검색량이 각각 10%, 20% 증가했다. 한 국내 가구 회사는 취미, 휴식, 재택근무 등 고객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춰 다양한 모듈을 선보였다. 이처럼 연령별, 테마별, 지역별 트렌드에 더욱 주의를 기울인다면 새로운 시장이 보일 것이다.

기꺼이 ‘○린이’가 된 어른들

요리 초보자 요린이, 주식 초보자 주린이, 캠핑 초보자 캠린이 등…
특정 명사 뒤에 초보자를 의미하는 ‘○린이’를 붙이는 용어가 이제 낯설지 않다. 네이버 데이터랩의 ‘○린이’ 검색량 변화에 따르면, 2020년 초반 코로나19 팬데믹과 함께 주린이, 캠린이의 검색량이 급증했다.

새로운 취미에 도전하는 사람들, 일명 ‘○린이’들은 일상의 스트레스를 취미로 풀며 그 속에서 자기만의 행복과 즐거움을 찾는다. 단순한 취미를 넘어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노력과 훈련을 통해 실력을 향상하고자 한다. 이때 필요한 것이 바로 장비가 아닐까.

2020년 3~6월을 기준으로 취미 활동과 관련한 캠핑, 등산, 골프, 건강용품의 소비는 전년 동일한 기간 대비 2030 세대는 약 70%, 4050세대는 약 1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으로 또 어떤 ‘○린이’들이 새롭게 등장하며 관련 용품 시장의 성장을 이끌지 주목해보자.

욜로와 손잡고 ‘플렉스’가 온다

코로나19로 많은 것이 중단된 상황에서 2030 세대에 새로운 바람이 불었다. 오직 한 번뿐인 인생을 즐기자는 ‘욜로’와 손잡고 불어온 열풍, 바로 ‘플렉스’다. 처음에는 근육을 자랑하는 행위를 뜻하는 용어였지만, 이제는 많은 돈을 쓰거나 고가의 상품을 소비하며 과시할 때 ‘플렉스했다’라고 표현한다. 이와 같은 변화는 데이터에도 잘 드러난다.

2020년 상반기 기준 신세계백화점의 20~30대 고객 명품 매출은 전년 대비 30.1% 증가했다. 수입차 시장에서도 2030 세대의 존재감이 컸다. 2020년 상반기에 수입차를 구매한 개인 고객의 36%가 10~30대였다. 또한, 기존에 중장년층을 타깃으로 한 프리미엄 카드에 2030 세대가 몰리는 등 불황 속에서도 거침없는 플렉스 소비를 보였다. 유통업체 등에서는 이처럼 구매력이 높아진 2030 세대를 겨냥한 이벤트 기획 및 마케팅에 힘쓴다면 어떨까.

소비는 줄지 않는다, 다만 ‘변화’할 뿐

코로나19 여파로 지난 1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2008년 세계금융위기 수준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정말 소비가 줄었을까. 2019년과 2020년 BC카드의 개인 고객이 사용한 총 카드 소비액은 거의 유사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온라인을 통한 결제액은 16.7% 증가했다.

그 속에서도 변화는 있었다. 매출액에 따른 주 소비 발생 상권을 살펴보면 주거 지역까지 소비의 범위가 확대하였다. 단순히 외식이 줄어든 것이 아니라 집객 형태의 상권은 쇠퇴하고 동네 소비 형태의 상권은 성장했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온라인은 어떨까. 대형 오픈마켓의 매출은 17.5% 이상 늘어난 반면, 작은 규모의 쇼핑몰은 매출을 유지하기 급급했다.

결국, 소비는 줄지 않는다. 다만 변화할 뿐이다. 이처럼 바뀐 고객의 소비를 자신의 비즈니스로 치환한다면 서로의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을 것이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이 시대에서 살아남는 방법이 변화를 찾는 것이라면 지금 가장 유용한 방편은 데이터라고 할 수 있다. 데이터에 접근할 때 중요한 것은 ‘분석’보다 ‘활용’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비즈니스 관점에서 가설을 세우고 데이터를 검증하는 과정을 반복한다면, 어느 순간 새로운 인사이트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참조 도서 「빅데이터, 생활을 바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