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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성공노트

비즈니스 모델 혁신, 협업과 상생에 답이 있다

2020 해외 첫 직수출 성공, 한진케미칼(주)

글. 김민정 사진. 김주찬

OEM(original equipment manufacturing, 주문자위탁생산)은 신뢰를 기반으로 한다.
더욱이 화학제품은 제품의 노하우뿐만 아니라, 그 제조 공정이 까다롭기 때문에 상품을 제조하도록 위탁하려면, 생산성은 물론 제조 전반에서 일관성을 유지해야만 한다.
한진케미칼(주)은 KCC와의 오랜 신뢰를 기반으로, 온산국가산단 내 유일하게 OEM 방식으로 도료 및 수지를 납품해온 기업이다.
더불어 2020년, 자사 브랜드 개발로 첫 직수출에 성공하며 한층 더 빛을 발하고 있다.
더욱 나은 비즈니스에는 협업과 상생이 필수라는 기업, 한진케미칼(주)을 찾았다.

김철형 CEO가 꼽은 우리 기업 성공 포인트

  • 신뢰에서 출발한 기업
  • 사람을 가진 기업
  • 파이를 나누는 기업

한진케미칼(주)

  • 대표자명
    김철형
  • 업종
    일반용 도료 및 관련제품 제조업
  • 종업원현황
    2021년 7월 기준 45명
  • 주력제품
    도료(페인트), 도료용 수지, 점착제
  • 주요고객사
    KCC, 조광요턴, 노루페인트, 벽산페인트, AK켐텍, 코오롱생명과학 등
  • 보유기술
    탄성 우레탄 방수제 개발기술, 수용성 방청 도료 개발기술 등
  • 수출현황
    2020년 5월, 첫 직수출 약 3억 2천만 원 달성(중국 KFCC)

Q. 김철형 대표님. 2020년, 해외 첫 직수출 성공을 축하드립니다. 그성공 전략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한진케미칼(주)은 도료(페인트), 도료용 수지, 점착제 등을 생산하는 기업입니다. 2011년 법인을 설립했고, 2013년 KCC OEM(주문자위탁생산) 기업으로 협약을 맺고 꾸준히 성장해왔습니다. 2017년부터는 자체 브랜드 개발에 착수해 2020년 5월에 첫 직수출에 성공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국가지원사업(울산테크노파크 브랜드연계 지원사업) 등을 최대한 활용하고, 웬만한 박람회는 다 섭렵했습니다. 포기할까 생각한 순간도 있었지만, 3여 년간 노력 끝에 자체 브랜드로 직수출에 성공했습니다. 수출액은 약 50만 불 규모로 보시면 됩니다. 도료, 수지 중심에서 점착제로 제품을 확대하면서 성장률이 탄력을 받았고, 작년에 116억 매출을 달성했습니다. 이로써 2025년 글로벌 거점 확보 및 300억 매출 달성에 이어 2035년 매출액 1,000억을 목표로 연구·개발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Q. 자체 브랜드로 수출에 성공했다는 점에서 더 의미가 깊겠습니다.

그동안 간접수출은 해왔지만, 자체 브랜드로 수출에 성공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케미칼(chemical)의 경우는 완성품이 아니기에 구조적인 어려움도 따릅니다. 예를들어, 자동차 부품과 같은 완제품이 아니라, 어떤 제품의 겉면에 적용할 ‘화학’ 제품을 수출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 회사 제품에 우리 도료와 수지 등을 접목했을 때의 반응도 살펴야 합니다.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리죠. 이번 수출에서도 샘플을 주고받으면서, 최종단계까지 가는 데만 6개월이 걸렸습니다.

Q. 중소기업으로서 연구 성과를 내는 게 쉽지는 않으셨을 텐데요.

어느 중소기업이든 자체 연구를 한다는 건 한계가 있습니다.
한 단계 한 단계 올라갈 때마다 유리벽이 있는데, 그 벽을 뚫을 수 있는 것은 기술력을 가진 곳과의 ‘협업’입니다. 울산테크노파크, 울산화학연구원 등과의 네트워크를 통해서 R&D 역량을 확보하고, 마케팅 채널도 공유하면서 계속해서 과제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지난 5월에는 울산지역 내 기업인 대송정밀화학, 네오, 워캠, 중앙폴리텍, 한국화학연구원과 공동으로 연구·개발하여 친환경 제품인 수성 에폭시 유화제 및 수성 에폭시 수지를 개발하여 3개의 특허를 등록했습니다. 이외에도 Cooper Free 어망도료/ VOC Free 알키드 코팅제 등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Q. 설립 당시 KCC OEM 전담기업으로 선정된 배경이 궁금합니다.

케미칼 OEM 업체는 사실상 많지 않습니다. 공정만큼이나 규제도 까다로우므로 접근이 쉽지않죠. 그러나 누군가는 그걸 해내야하는 시점에 ‘기회’가 왔습니다. KCC에서, 생산 레시피를 주되, 그걸 뒷받침할 생산력과 신뢰를 갖춘 업체를 찾던 중이었죠. 한진케미칼(주) 설립 전에 ‘한길’이라는 재활용 업체를 운영하면서, 주거래처인 KCC와 10여 년간 쌓아온 신뢰가 있었기 때문에 OEM 선점이 가능 했습니다. OEM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신뢰거든요. 다음으로, 당시 KCC에서 정년까지 일한 후 재취업을 원하는 고급 인력들이 이미 확보된 상태였습니다. KCC-한진케미칼(주) 모두가 ‘상생’하는 전략이었다고 봅니다.

Q. 화학제품을 다루는 기업으로서 쉽지 않은 선택 중 하나가 ‘스마트 공장’ 설립입니다. 그걸 과감히 해내신 비결은 무엇인 가요?

김진영 상무이사가 주축이 되어서 스마트 공장 설립에 나섰습니다. 스마트 공장이라는 게 자동차나 설비, 조선 등이 아닌 ‘화학’을 다루는 곳에서 가능한지에 대해 우선 시장 조사를 했습니다. 화학공장은 지금도 여전히 노동력을 기반으로 하고, 위험한 요소들이 산재해 있습니다. 그 정밀한 과정을 과연 스마트화할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이 많았는데, 오히려 에러를 줄이고 안전을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가령, 화학물질은 폭발 공정 범위 내에서 관리하는데, 즉 폭발 범위를 넘어서지 않는 선에서 합성 반응을 일으키는 게 관건입니다. 이 ‘지점’을 스마트화해서 관리하는 겁니다. 다만, 스마트 공장은 1~2년 해서 조성이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아직도 고도화하는 과정에 있고, 우리 회사의 문제점을 개선해나가는 방향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이를 기반으로 E.H.S(환경, 건강, 안전) 활동에도 앞장서 산업안전 PSM에서도 차상위 등급인 S등급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Q. 매출액 성장세가 유독 눈에 띕니다. 조직이 성과를 내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우선, 사람 욕심이 많은 편입니다. 사람이 조직을 이루죠. 제가 회사 조직 전체를 다 이끌어갈 수는 없습니다. 단지 그 프레임을 단단히 하는 역할을 할 뿐이죠. 기술력도 물론이지만, 생각 자체가 건전한 분들이 모이고, 그 자체가 회사가 성장하는 지름길입니다. 다음으로는 파이를 제때, 어떻게 나눌 것인가 하는 겁니다. 너무 오래 기다리게 한다면 누군가는 조직을 떠나고 없을 것이고, 마지막 파이를 얻어야 하는 사람은 파이가 너무 적을 수도 있죠. 적정한 시기에 어떻게 나눌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이 오늘 제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최소한 열심히 하면 손해볼 일은 없습니다. 언제나 땀은 건전하기 때문에, 옳은 마음을 먹으면 방향성을 잃지 않고 갈 수 있습니다. 그동안 1년을, 또 10년을 그렇게 해왔기 때문에 앞으로도 잘 해낼 수 있다고 봅니다.

Q. 한진케미칼이 생산을 넘어 자체 브랜드 개발에 성공할 수 있었던 힘은 ‘협업’에 있지 않나 싶습니다. 중소기업 CEO로서 이러한 협업모델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중소기업이 독자적으로 성장하는 것은 정말 힘들다고 봅니다. 우리나라 중소기업에서 ‘완제품’을 생산해 수출한다는 것은 극히 드물거든요. 이번 해외 직수출을 계기로,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협업하면 국내 시장뿐만 아니라 국제 시장도 열릴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대기업에서 직접 수출을 하고자 할 때, 생산 원 단위가 맞지 않는 제품들도 많습니다. 그러나 중소기업에서는 그 원 단위를 줄일 수 있거든요. 어찌 보면 OEM 방식을 통한 수출 모델 생산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봅니다. 수출량도 늘어날 것이고, 고용 창출도 가능할 것입니다. 이러한 협업 모델이 국가적인 면에서도 상당히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