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질병 진단 분야의 국내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는 옵티팜은 탄탄하고 안정적인 매출을 기반으로 새로운 생명과학기술 연구에 매진,
이제는 인체의약품 분야로 진출해 의미 있는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인류의 삶을 더욱 편안하게 만들어 줄 바이오기술을 만들어가고 있는 옵티팜의 김현일 대표를 만나 대표적인 기술과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해 들었다.
옵티팜
옵티팜은 지난 2000년 ‘아비코아 생명공학연구소’라는 이름으로 시작됐습니다. 당시 주력했던 분야는 동물의 질병을 진단하고 예방·치료하는 것이었죠. 자연스럽게 약품을 연구하고 공급하는 분야로 관심이 넓어졌고, 실제로 사업영역을 확장하며 좋은 성과를 얻었습니다. 여기서 얻은 수익으로 새로운 분야에 대한 연구개발을 잇게 되면서 동물뿐 아니라 인체에도 적용할 수 있는 바이오기술을 발견하기 시작했습니다. 그중에서 ‘박테리오파지’는 현재 가장 주력하는 사업이고요. 이외에도 VLP 백신, 이종장기 사업 등을 주축으로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습니다.
박테리오파지는 박테리아(Bacteria)와 먹는다는 의미를 지닌 파지(phage)를 합쳐서 만들어진 이름입니다. 주사기처럼 세균 표면에 붙어 자신의 유전물질을 주입, 세균 내부에 침투해 완전히 파괴하는 기술이지요. 세균에만 반응하기 때문에 인체에는 무해해서 향후 항생제 대체수단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약 400여 종의 박테리오파지를 확보한 상태고관련 특허도 많이 받았습니다. 적용할 수 있는 분야가 무척 다양해서 동물용 사료첨가제의 경우 지난해부터 수출을 시작했고, 향후 늘어날 수요를 대비해 오송 본사에 생산시설 구축이 한창입니다. 여러 회사와 협업하며 화장품, 인체의약품 등에 적용하기 위한 준비도 하고 있고요.
VLP는 Virus-like Particles의 약자입니다. 바이러스 유사 입자라고도 하죠. 이름 그대로 바이러스와 똑같이 생겼으나 유전물질을 갖고 있지는 않아서 감염을 일으키지 않습니다. 대신 ‘면역기억’을 갖고 있어서 특정 감염병이나 바이러스성 암을 예방할 수 있는 차세대 백신으로 꼽힙니다. 이 기술을 이용해 인체용으로 집중개발 중인 것이 자궁경부암 백신입니다. 자궁경부암은 전 세계적으로 150여 가지가 보고되는데 그중에서도 아시아 지역에서 가장 많이 문제가 되는 4가(6·11·16·18형)를 혼합해 제품으로 만드는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총 2~3회 접종하게 되는 자궁경부암 백신은 그 비용이 대략 50만 원쯤 됩니다. 가격이 비싸서 저개발국가에서는 사용하기가 어렵죠. 저희는 좀 더 낮은 가격으로 이들 국가의 공공백신 시장에 접근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습니다.
동물용 백신의 경우 이미 2건의 기술을 이전 완료했습니다. 돼지생식기호흡기증후군바이러스(PRRS), 돼지써코바이러스 2형(PCV-2b)에 대한 백신이죠. 인체용의 경우는 올해 안에 기술이전의 포문을 여는 것을 목표로하고 있습니다.
정말 중요하고 의미 있는 소식이었습니다. 회사의 질적 성장에 대해서 충분히 인정받았다는 뜻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국내 유수의 연구소 중에서도 벤치마킹 대상으로 삼을만한 선도모델이 되었음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것이니까요. 또 심사를 거쳐 우수기업연구소로 선정되면 국가적으로 중요한 프로젝트에 참여할 기회가 많이 생기고, 여러 가지로 가산점을 받을 수 있어서 새로운 도약 포인트가 되리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동물 질병진단분야 업계 1위로서 3년 연속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가축질병 진단능력 우수기관’ 표창을 받는 등 다방면으로 인정받고 있어 직원들의 사기 진작에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옵티팜에서 개발 중인 미니돼지는 돼지 유전자 6개를 빼고 사람 유전자 4개를 넣는 단계까지 왔습니다. 2007년부터 시작해 그동안 여러 가지 실험과 연구를 거듭해왔는데 돼지의 장기를 사람에게 이식하면 면역 반응으로 환자가 수 분 내로 사망하게 됩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면역반응을 일으키는 돼지의 단백질들을 유전자 조작을 통해 제거하는 데 집중해왔고요. 돼지가 지닌 바이러스나 세균이 문제 되지 않도록 음성화하는 기술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과정을 거쳐 현재 가장 집중하는 건은 올 하반기 비임상 진입 예정인 이종췌도입니다. 1형 당뇨 치료용으로 개발예정이죠.
신장, 간 역시 연구 대상입니다. 특히 이종신장의 경우 지난해 돼지 신장을 원숭이에게 이식해 최대 86일까지 생존하는 결과를 얻는 등 유의미한 성과를 거뒀지요.
좋은 직원이 좋은 회사를 만든다고 생각합니다. 직원들이 사명감을 갖고 업무에 임해야 의미 있는 성과를 낼 수 있을 텐데, 사실 저희 업무 자체가 안되는 일을 되게 하는 일이잖아요. 연구를 통해서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꿔가는 과정은 그리 녹록지 않습니다. 성공적으로 진행되는 듯하다가도 기대했던 결과를 얻는 데 실패하는 경우가 허다하죠. 잘 될 것 같아서 희망을 품었다가 결과에 실망하는 일이 반복되면 무척 허탈할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직원들이 계속 도전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주려면 회사의 모든 방침이나 방향성이 직원들을 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그렇게 운영하고 있고요. 처우 역시 꾸준히 개선해나가며 직원이 만족하고 다닐 수 있는 회사가 될 수 있도록 신경 쓰고 있습니다.
천안에서 처음 사업을 시작했을 때가 2000년입니다. 사업 초기였기에 다른 건물에 세 들어 입주했고 회사 규모가 확장하면서 이전을 논의하던 중 발견한 곳이 여기 오송이지요. 교통도 좋고 무엇보다 바이오 관련 기업·기관이 밀집해 여러모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리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행히 좋은 부지에 회사를 짓게 됐고 직원들과 힘을 합쳐 지금의 옵티팜을 만들었습니다. 이전 당시 직원이 30명 정도였는데 지금은 82명이 되었고, 매출 역시 60억 정도에서 140억 원가량으로 껑충 뛰었으니 양적, 질적으로 참 많은 발전을 이루었습니다. 이 사실 하나로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언젠가 저와 직원들은 이 자리를 떠나겠지만 회사는 계속 이 자리에서 계속 새로운 사업을 하며 사회적으로 중요한 과제들을 수행하겠지요. 그날들까지 생각하면 그 가치는 더할 나위 없이 클 겁니다.
박테리오파지를 비중 있는 연구개발 파이프라인으로 격상하는 한편, 이종췌도 비임상을 본격화해 관련 사업 추진을 위한 변곡점으로 활용할 예정입니다. 또 코스닥 상장사로서 매출증대와 손익개선에도 신경쓸 거고요. 그동안 연구개발 과정에서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으니 올해부터는 본격적으로 성과를 낼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