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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ON

유통시장에 등장한 ‘라이크커머스’ 열풍

‘좋아요’에 주목하라

글. 구보은 / 참고 : 트렌드 코리아 2022(김난도 저, 미래의창)

누구나 한 번쯤 다른 사람의 SNS를 방문했다가 피드에 등장하는 상품을 따라 구매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소셜 피드가 상품을 발견하는 첫 번째 창구가 된 요즘, 시간을 내 쇼핑을 하러 가는 것에서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다 아무 때나 구매 버튼을 누르는 세상이 열렸다.
여기서 등장한 개념이 바로 ‘라이크커머스’다.

개인의 비즈니스 기회가 열리다

32세 직장인 A씨, 바쁜 아침 그녀는 뷰티 크리에이터가 만든 제품으로 빠르게 메이크업을 마무리한 뒤 인플루언서가 제작한 닭가슴살쉐이커를 들고 출근길에 나선다. 퇴근 후에는 푸드 유튜버가 출시한 간편식을 사다 저녁을 해결하고, 유튜브로 필라테스 강사 겸 인플루언서의 홈트 영상을 시청하며 하루를 마무리한다.

그녀의 하루가 어딘가 익숙하지 않은가. SNS나 유튜브 등을 바탕으로 독자적인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것이 일반화되면서, 개인이 비즈니스를 영위하기 더없이 좋은 시대를 맞았다. 이처럼 개인이 팔로워를 기반으로 수요를 확보한 후, 제조 전문업체에 ODM을 맡겨 생산하고, 이를 물류 전문업체를 활용해 유통하는 것을 ‘C2C(Consumer to Consumer)’라 말한다. 초기 인플루언서들이 기성 제품의 ‘판매’에만 집중하던 데서, 이제는 제품을 직접 기획하고, 제작, 유통해 홍보까지 도맡은 것이다.

소비자와 직접 만나다

현대자동차는 지난해 9월 신차 ‘캐스퍼’를 출시하며 세간의 이목을 끌었다.
국내 자동차업계 최초로 온라인 판매를 도입한 것이다. 이는 단지 화제성에만 그치지 않고, 그간 현대차에서 출시한 내연기관차 가운데 최다 사전계약량을 기록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으나 자동차를 구매하기 위해 판매점을 방문해야 했던 기존의 번거로움에서 벗어나 구매 편의성을 높인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라이크커머스의 한 모델로, 이처럼 제조업체가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하는 방식을 ‘D2C(Direct to Consumer)’라 부른다. 자사몰에서 직접 판매하는 방식을 뜻한다. D2C의 가장 큰 장점은 고객 정보나 구매 유형 등의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다. 제조사는 자사몰을 통해 실시간으로 고객 데이터를 수집함으로써 신제품을 개발하거나 필수로 자리 잡은 ‘개인화 마케팅’을 진행할 수 있다. 또한, 유통의 수수료가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수익 개선을 기대할 수 있는 데다, 고객들에게 자체 브랜드 경험을 강화할 수 있어 매력적인 판매 방식으로 꼽힌다.

선호가 모여 구매로 이어지다

‘오늘의집’은 대표적인 인테리어 플랫폼으로, 사용자들의 콘텐츠와 커뮤니티, 그리고 커머스가 유기적으로 결합된 서비스다. 아이디어와 감각을 가진 사용자들이 자신의 공간을 콘텐츠로 공유하면 다른 사용자들은 여기서 자신의 취향을 발견하고 이를 실행에 옮긴다. 특히, 다른 사람의 사진에서 원하는 제품을 발견하면 바로 클릭해 제품의 정보 확인은 물론 구매까지 가능하다. 태그 버튼을 통해 검색의 번거로움과 탐색 과정까지도 단축시킨 것이다.

이처럼 소비자들의 선호가 모이면 큰 힘을 가진 집단이 된다. 이를 활용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낸 것이 바로 ‘H2H(human to human)’다. 앞서 살펴본 ‘오늘의집’처럼 하나의 카테고리에 집중해 차별화된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거나, 소셜 펀딩처럼 수요가 발생하면 그때부터 상품을 제작하거나, 개발 단계에서 다양한 소비자의 수요를 직접 수집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가는 방법 등이 있다.

라이크커머스, 소비자를 향하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비대면이 일상에 자리 잡으면서 라이크커머스가 온라인 리테일을 주도하고 있다. 그러나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는 제품과 서비스들로 소비자들은 기대감보다는 피로감을 느끼기 쉽다. 급변하는 라이크커머스 시장에서 생존하기 위해선 다음에 주목해야 한다.

우선, 각 소비자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해당 정보를 활용해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디지털 시대에는 맞춤형 환경을 더 낮은 비용으로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한 예로, 알리바바의 고객 데이터를 활용해 구매력이 높은 사용자들에게만 쇼핑 특권을 부여하는 명품 전용 플랫폼 ‘럭셔리 파빌리온’을 들 수 있다.

무엇보다 라이크커머스의 가장 강력한 힘은 직접 소통이다. 그바탕에 있는 것이 바로 진정성이다. 「타이탄의 도구들」의 저자 팀 패리스는 오늘날 온라인 비즈니스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1,000명의 진정한 팔로워만 있으면 사업이 된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많은 사람을 모았느냐가 아니라, 진정한 팔로워들이 얼마나 열성적으로 제품이나 서비스를 추종하느냐에 달려있다. 그리고 그들과 진정한 교감을 나눌 때 비로소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 낼 수 있다.

기억하라. 리테일의 시작과 끝은 언제나 소비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