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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불패

해양 e-모빌리티로 글로벌 시장 1위를 꿈꾼다

주식회사 제트웨이크 이중건 대표

글. 이경희 사진. 김주찬, 제트웨이크

지난 2018년, 울산조선해양축제에 사람들의 이목을 단번에 사로잡는 제품이 등장했다.
바로 전동 서프보드의 출현이 그것이었다. 바람과 파도가 없어도 바다 혹은 강에서 마음껏 서핑을 즐길 수 있는 이 새로운 레저 장비에 사람들은 열광했고 이를 만든 제트웨이크는 단번에 화제의 중심이 되었다.
국내를 넘어 해외시장으로 발을 뻗고 있는 이중건 대표를 만나 관련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오직 기술력으로 해양 e-모빌리티 시장에 뛰어들다

이중건 대표가 창업 시장에 첫발을 내디딘 것은 2015년이다. 이전까지 완구업체의 제품개발 기획자로 근무하던 이중건 대표는 해양스포츠를 즐기는 사람들로부터 새로운 기회를 발견했고 곧바로 창업에 나섰다.

“이전 직장에서 저는 전동 유모차, 전동 딩기보트 등 전동 관련 제품을 개발, 기획했습니다. 그러던 중 유럽에서 서프보드에 오토바이 엔진을 장착하여 파도 없이도 서핑을 하는 걸 보고 아이디어를 얻었어요. 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지만 서핑을 즐기기에는 파도가 좀 부족하잖아요. 배터리와 반도체 강국인 우리나라에서 친환경 배터리 타입의 전동 서프보드를 개발할 수 있다면 파도 없이도 서핑을 즐기는 게 가능할 거라고 생각했죠.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해양 e-모빌리티 시장을 선도하자는 목표가 생기면서 사업을 시작 했습니다.”

당연한 말이지만 국내에 없던 제품을 만드는 것은 결코 쉽지 않았다. 제트웨이크의 고군분투가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서퍼들의 선택을 받되 기술적으로 안전한 제품을 제작하기 위해 제트웨이크 직원 모두가 머리를 맞대는 날들이 이어졌다.

노력의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B200은 엔진 대신 친환경 제품인 리튬이온 배터리를 장착했고 산업용 섬유소재를 사용, 높은 안전성을 확보함으로써 초보자들도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첫 번째 제품으로 탄생했다.

“1세대 제품인 B200의 핵심기술은 바로 ‘제트펌프 전기 추진 시스템’입니다. 녹색기술인증을 받은 핵심기술이죠. 제트펌프 내부에 임펠러가 회전하여 유량과 압력을 형성하는데, 설계부터 굉장히 공을 들였어요. 여기에는 소형 워터제트 기술과 리튬이온 배터리팩을 포함한 10kW급 전기 제어기술이 적용되어 있으며 레저용, 인명구조용, 군수작전용 등 다양한 형태의 전동 서프보드에 적용하고 있습니다.”

이중건 대표가 또 신경을 썼던 부분은 바로 방수였다. 물속에서 움직이는 제품에 방수가 안 되면 제품 자체에 문제가 생겨버리기 때문이다.

“B200 개발과정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개발완료 시점과 제품을 출시했을 때였습니다. 개발 과정 중 계속되는 방수, 출력제어 등 많은 실패를 하면서 끝내 해결점을 찾아 성공을 했어요. 하지만 정작 출시를 했음에도 높은 원가로 인해 판매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습니다.”

해외에서 더 사랑받고 있는 한국산 전동 서프보드

세상에 나온 전동 서프보드는 뜻밖에도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빠르게 주목을 받았다.

“전동 서프보드는 유럽에서 새로운 해양 e-모빌리티로 열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제품이에요. 2019년 1세대 제품을 출시, 유럽에 샘플을 수출했지만, 판매 금액이 높아 판매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그래서 대량생산 체제를 갖춰 원가를 낮추기 위해 2세대 제품을 준비해 지난 21년에 새로운 모델을 출시했습니다. 경쟁업체 대비 50% 저렴한 가격경쟁력을 확보했고, 이로 인해 2세대 제품 출시 전부터 유럽업체로부터 샘플요청과 계약요청을 받아 출시와 동시에 수출과 계약을 하게 되었습니다. 현재는 유럽 총판을 통해 레저용 S30, i16을 유럽에 판매 중이에요.”

이뿐만이 아니다. 국내용 판로도 다변화되고 있다. 레저 분야뿐만 아니라 해경, 국방부, 소방 분야 등 다양한 국가기관에서까지 제품 구입 요청이 들어온 것이다.

“전동 서프보드는 인명구조, 작전 등에 요긴하게 쓰일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해양경찰청에서 바다 위 갯바위에 고립된 인명을 구조한다고 가정하면 보통은 연안 구조정이 그 근처까지는 접근할 수 있어요. 하지만 가깝게 가는 건 불가능합니다. 파도가 심하고 행여 구조정이 바위와 부딪친다면 좌초될 수 있거든요. 그럴 때 꼭 필요한 게 바로 이 전동 서프보드예요. 시속 40km까지 낼 수 있는 이 장비를 이용해 빠르고 정확하게 갯바위에 접근해서 사람을 구할 수 있으니까요. 이런 이유 때문에 저희 제품을 많이 찾고 계십니다.”

전동 서프보드를 연구중인 제트웨이크 이중건 대표와 직원들
S30(좌) i16(우)

품질과 가격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승부를 낼 터 

오랜 시간 공들여 만든 제트웨이크 제품에는 타사 제품과는 명확히 차별화된 특징이 있다. 

“저희 제품은 모두 모듈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처음부터 저희는 국내 시장 보다는 해외시장을 타깃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수리가 필요할 경우 모듈 자체를 바꿈으로써 쉽게 교체가 가능하도록 만든 거죠. 또 해외제품의 경우 제품에 따라 속도나 가격이 천차만별입니다. 그 중에서 저희 제품은 가격이 딱 중간 정도에 위치해 있어요. 하지만 비슷한 품질이나 속도를 내는 경쟁업체 제품을 두고 비교해 봤을 때 가격이 50% 정도는 저렴합니다. 굉장히 효용성이 높은 제품이라고 할 수 있죠.”

유럽의 슬로바키아와의 총판 계약은 물론, 오늘만 해도 베트남 호치민 기업과 화상회의를 마쳤다는 이중건 대표의 목소리에서 ‘이 시장은 블루오션’이라는 확신이 넘쳐난다.

올해로 창업 7년째. 제트웨이크가 지금처럼 성장하기까지 수많은 기관의 도움이 있었다. 그리고 그 중에는 한국산업단지공단과의 인연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저희는 지난 2020년 3월에 한국산업단지공단의 ‘산업집적지 경쟁력강화사업’을 통해 지원을 받았습니다. 당시 저희는 2세대 제품을 개발 중이었는데 일부 부품을 제작할 수 있는 지원금을 받아서 배터리팩 성능을 높이고 소재의 물성 검증을 통해 무사히 2세대 제품을 출시 할 수 있었어요. 사업계획서부터 자금지원까지 일사천리로 진행됐는데 까다롭거나 힘든 과정 없이 소통도 잘 되고 굉장히 명쾌하게 지원을 해주셨던 게 지금도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레저 인구가 줄어들고 제대로 된 해외 영업을 할 수가 없어 꽤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이중건 대표에게 지금 걷는 걸음은 오직 전진만이 있는 길이다. 창업 후 아무런 수입 없이 오직 제품개발에만 매달렸던 막막했던 시간, 제품 테스트를 위해 수천 번은 바다에 빠져 짠물을 들이켰던 시간을 넘어 이제 진짜 결실을 거두는 시간이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전동 서프보드의 모듈을 점검하고 있는 이중건 대표
이중건 대표와 직원들

“향후에는 친환경 전기추진기술을 다양한 형태의 해양 e-모빌리티에 상용화할 예정입니다. 또 해외 제트웨이크 지사 설립과 10개국 이상 진출 그리고 글로벌 시장 1위를 달성하고자 합니다. 세계에서 주목하고 있는 새로운 해양레저 스포츠이자 해양 e-모빌리티 시장을 선도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겠습니다. 지켜봐주십시오.”

백문이 불여일견! 시연이나 체험을 원한다면 누구나 부산 광안리 레저센터에 방문할 수 있다며, 두 팔 벌려 환영한다는 이중건 대표의 표정에서 자신감과 자부심이 함께 빛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