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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을 위한 ESG 경영의 필요성과 ESG 평가 대응책

글. 이원삼(한국평가데이터 ESG전략부장)

혜성처럼 등장했다는 표현의 용례로 2021년 경제계를 강타한 ‘ESG 경영’이 가장 적합할 듯하다. 하지만 자세히 알아보면 ESG는 훨씬 이전부터 통용되던 개념이었다. 국내에서 이미 10여 년 전부터 ESG 평가가 이뤄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매년 8백여 개 업체에 대한 ESG 평가가 이루어지고 있었으니 이제 혜성처럼 등장했다는 표현은 적절하지 않게 된다. 그렇다면 왜 2021년을 기점으로 ESG가 화제의 중심에 서게 되었을까 하는 의문을 갖게 된다.

ESG는 투자대상이 ESG 리스크를 어떻게 다루고 있는지에 대한 관점에서 출발했다. 투자대상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그 대상은 대기업 수준으로 한정될 수밖에 없고 특정 집단에 대한 관심이었기에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는 대중에게는 생소한 영역으로 남아 있었다. 그런데 코로나19의 여파로 국가 간 거래(이동)제한 때문에 기업 경영이 위축되기 시작했다. 원료 부족과 부품조달 차질로 인해 대기업이 공급망 리스크에 직면하게 되면서 생산에도 차질이 빚어지게 된 것이다. 특히 최근의 요소수 사태는 공급망 리스크가 실생활에 직접 영향을 미친 대표적인 사례로 볼 수 있다.

온실가스 감축 등 환경 관련 이슈의 중요성이 크게 부각되면서 대기업이 공급망상에 있는 협력기업에게도 환경적 요인에 대한 관리를 강하게 요구하는 상황이다. 직접적으로는 이미 애플 등 국외 소재 기업들이 국내 기업에게 넷제로를 요구하는 상황이고, 2021년 EU의 공급망실사의무화 지침에 따라 향후 EU 수출기업들은 공급망에 속한 협력기업에 대한 실사를 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미 미국의 애플과 GE, 독일의 BMW 등은 공급망에 속한 협력기업의 계약 유지 및 종료의 기준으로 ESG 경영 정도를 활용하고 있으며, 한국생산성본부에 따르면 국내 50대 상장기업 중 52%가 공급망에 속한 협력기업에 대하여 어떠한 방식으로든 ESG 경영에 대한 평가를 실시하고 있다고 한다.

이 모든 내용의 핵심은 공급망에 포함되는 협력기업까지 ESG 경영을 실시해야 한다는 것으로 귀결된다. 또한 사회(S) 부문 평가항목 중 협력기업과의 상생과 관련된 내용이 있으므로, 협력기업의 ESG 경영 여부에 대한 대기업의 관심이 커진 측면도 무시할 수 없다. 그런데 국내 기업구조에서 볼 때 협력기업의 대다수가 중소기업이기 때문에 중소기업도 이제는 ESG 경영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위치에 서게 됐다. 최근 중소기업의 ESG 경영이 경제상의 중요 이슈가 된 이유다.

모든 일에는 목적(계획) → 실행 → 평가 → 개선과 같은 순서가 존재하고 ESG 경영도 이와 다르지 않다. 단, ESG 경영에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경영진이 먼저 그 필요성에 대해 정확히 인지해야 한다는 점이다. ESG경영은 곧 기업의 체질을 변화시키는 것이고, 이를 위해서는 시간과 비용 투입이 필수이기 때문이다. ESG 경영에 대한 이해는 최근 비교적 접근이 쉬워진 ESG 교육을 이용하면 된다. 대한상공회의소 웹사이트에 좋은 교육자료가 있다. 여유가 있다면 전문업체의 컨설팅을 받을 것을 권한다. 한국산업단지공단, 지역 테크노파크 등 기업 지원기관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제도를 이용하면 비교적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 전문업체의 컨설팅이든 교육을 통한 자체 개선이든 ESG 경영을 위한 계획을 세웠다면 실행으로 옮길 차례다. 이 또한 협력기업에 대한 대기업의 지원책이 다양해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LG화학이 중소기업 ESG 지원을 위한 1,000억 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한 것도 하나의 사례다.

평가 측면에서 볼 때 계획을 성실하게 세우고 이행하고 있는 기업이라면 최소한 중상위 이상의 평가결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ESG 평가는 결국 기업의 리스크에 대한 평가이기 때문에 리스크를 꾸준히 측정하고 관리한다면 크게 걱정할 이유가 없다. 다만 특정한 ESG 지표에 집중하기보다는 전 분야에 대한 포괄적 계획을 세우고 실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ESG 평가에서는 통상적으로 60여 개의 평가지표를 합산하여 평가하기 때문이다.(다만 제조업 영역의 경우 중요성을 따져보자면 E > S > G 순으로 생각할 수 있다.) 평가지표의 경우 평가기관마다 차이가 있지만, 지난해 정부부처에서 합동으로 발표한 ‘K-ESG 가이드라인’을 참고하면 전체적인 맥락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듯하다.

K-ESG 가이드라인 구성
구분 항목 수 주요 항목
정보공시 5
  • ESG 정보공시 방식, 주기, 범위 등
환경
(E)
17
  • 환경경영 목표 및 추진 체계, 친환경 인증, 환경 법규위반 등
  • 온실가스 배출량, 폐기물·오염물질 배출량, 재활용률 등
사회
(S)
22
  • 사회책임경영 목표, 채용, 산업재해, 법규위반 등
  • 채용·정규직, 산업안전, 다양성, 인권, 동반성장, 사회공헌 등
지배구조
(G)
17
  • 이사회 전문성, 이사회 구성, 주주권리 등
  • 윤리경영, 감사기구, 지배구조 법규위반 등

꾸준한 ESG 경영 실천 여부는 공시 관리로 확인된다. 통상 지속가능보고서 형태로 공시되지만 현재는 상장 대기업도 자율공시 형태로 권고되는 상황이다. 중소기업에게는 먼 미래의 이야기로 이해될 수 있지만, ESG 경영실천에 대한 결과(데이터)가 필요한 평가기관에서는 전년대비 변동상황을 반드시 확인하게 되므로 꼭 필요한 사항이다. 지속가능보고서 형태의 공시가 아니더라도 ESG 경영의 주요 지표에 대한 데이터는 언제나 관리되어야 평가를 더 잘 받을 수 있다.

ESG 평가를 수행하는 현업 종사자로서 그간의 경험과 의견을 담아 ESG경영 도입의 필요성과 평가 대응책에 대해 간략히 기술해보았다. ESG는 한차례 유행처럼 지나는 사안이 아니라, 시대의 고민과 변화에 대한 갈망을 담은 새로운 흐름이다. 따라서 조금이라도 빠르게, 적극적인 실천으로 옮기는 것이 기업의 체질개선은 물론 경쟁력을 강화하는 전략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