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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의 기술

상사의 말. 속뜻을 알면 직장생활 노하우가 보인다

글. 구보은 참고. 뉴비와 꼰대가 함께 일하고 있습니다(H과장 외 저, 예문아카이브)

사람은 자신이 처한 위치에 따라 생각하는 것이 달라진다.
팀장님은 왜 야근을 강요할까, 과장님은 왜 자꾸만 회의하자고 할까…
이해할 수 없는 상사의 말들은 어쩌면 그 지위가 요구하는 역할기대에서 비롯된 것일지 모른다.
상사의 방식을 무조건 옛날 생각이라고 무시하기보다는, 그 말 속에 숨은 뜻을 헤아려 봄으로써 직장생활의 노하우를 배워보면 어떨까.

상황1 칼퇴하려는데 불러세우는 팀장님

부하직원의 머릿속 생각
야근을 아예 안 하겠다는 건 아니에요. 저도 야근이 필요할 때가 있다는 건 압니다.
제가 이해가 안 되는 건 외부적 요인으로 야근을 해야 할 때예요.
주어진 일을 다 끝내고 퇴근하려는데 왜 불편한 시선으로 보시는지 모르겠어요
상사의 속마음

야근의 원인은 크게 세 가지라고 한다. 직원의 업무 능력 부족, 관리자의 잘못된 업무분장, 조직의 업무량 과 다. 그런데 가끔은 관리자가 꼭 야근의 원인인 것처럼 여겨지는 것 같아 조금 억울하다. 대표를 제외하면 회 사 구성원 모두에게는 상사가 있다. 눈치를 볼 누군가가 있다는 뜻이다. 만약 다른 부서는 바빠서 야근하는 데 우리 부서만 칼퇴를 하고 텅텅 비어 있다? 할 일 없는 부서라는 오해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는 우 리 과원들의 업무 능력이 출중하고 업무분장이 효율적이어서 그렇다고 해도 말이다. 그로 인해 부서 정원이 감축되거나 다른 부서의 업무가 우리 부서로 넘어올 수도 있다. 때때로 눈치는 필요하다. 이유 없는 야근을 옹호하려는 것이 아니라, 가끔은 상황에 맞추는 것이 더 이득이 될 수도 있다는 말이다.

덧붙이자면, 관리자는 상사 눈치를 보는 것만큼이나 부하직원들의 눈치도 함께 본다. 유독 야근을 많이 하는 직원이 있다면, 관리자로서 업무분장을 잘못했나 싶기도 하고 신경이 더 쓰인다. 한편으로는 고생하는 동료 를 외면하면서 자기 일만 챙기는 직원을 보면 속상하기도 하다. 관리자도 사람인지라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상황2 업무가 쌓여 있는데 회의 참석 호출

부하직원의 머릿속 생각
회의를 한다고 어떤 문제가 해결되진 않잖아요. 오히려 일이 늘어나는 때도 있고요. 시간적 여유가 있을 땐 괜찮지만, 업무가 쌓여 있는데 내 일과 별 상관없는 다른 사람의 업무보고까지 듣고 있다 보면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상사의 속마음

회의를 하면 그만큼 업무 처리할 시간이 줄어든다는 걸 알고 있다. 그러나 집단지성을 통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모아야 할 때가 아니라도, 상호 간에 업무를 공유하는 개념의 회의도 필요하다. 자신이 담당하고 있는 업무에 대한 전문성을 키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거기에만 빠져있으면 자칫 시야가 좁아질 수 있다. 특정한 목표에 매몰되어 시야가 극단적으로 좁아지는 현상을 뜻하는 ‘경주마 시야’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그렇게 매몰된 시야에서는 잘못된 판단을 내리거나 미처 놓치는 부분이 생길 수 있다.

또한, 소모적이기만 한 회의는 없다. 회의를 생산적으로 소화하는 것도 개인의 능력이다. 훌륭한 경험이라면 벤치마킹할 수 있고 아쉬운 경험이라면 타산지석으로 삼으면서 다른 팀원을 통해 간접적으로 실무 경험을 쌓을 수 있다. 자신의 업무와 관련 없는 얘기라고 멍하니 있을 게 아니라, 나라면 어떻게 했을지를 상상해보는 것이다. 열린 마음을 갖고 적극적으로 회의에 참여한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상황3 아직 특별히 보고할 내용이 없는 상황

부하직원의 머릿속 생각
중간보고를 하지 않은 건 아직 특별한 결과가 없어서예요. 온종일 바쁘신데 일일이 보고하는 건 눈치가 보이기도 하고요. 부장님의 업무에 비하면 제가하는 일들은 너무 사소한 것 같거든요. 보고하는 자체가 어려운 것도 사실이에요.
상사의 속마음

대부분의 관리자는 조직에서 중간관리자다. 중간관리자는 언제든 상사의 질문에 대답할 준비를 하고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그런데 중간보고를 받지 못한 관리자는 일의 진행 상황을 알 수가 없다. 보고 내용이 중요한지 아닌지는 관리자가 판단할 문제이지, 실무자가 판단할 문제는 아니다. 만약 부하직원이 보고하는 내용이 너무 사소해서 불필요하단 생각이 들면 아마 다음 내용으로 넘어가자고 할 것이다.

또한, 적절한 중간보고는 일의 효율을 높인다. 가령 중요한 보고서 작성을 지시했는데 상사의 의중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중간보고마저 생략해버리면 일은 일대로하고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상사가 지시한 방향과 맞지 않아 처음부터 다시 보고서를 작성해야 하는 경우다.
관리자의 입장에서 중간보고는 부족한 것보다 지나친게 낫다. 어떤 것이 상사가 알고 싶어하는 내용이고, 상사에게 도움이 되는 내용인지는 결국 꾸준한 업무 경험이 해결해줄 수밖에 없다. 그러니 민망해 말고 자주 보고하는 것부터 시작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