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하지 않으면 뒤처진다. 반도체 산업은 늘 한발 앞서 세상을 바꿨고, 그만큼 빠르게 진화해왔다.
반도체 장비용 쿼츠웨어 세계 1위를 자랑하는 ㈜원익큐엔씨도 마찬가지다.
세계 최고에 안주하지 않는 과감한 투자와 혁신은 미래를 내다볼 줄 아는 혜안에서 출발한다.
반도체 강국으로 부상한 대한민국. 그 위상은 소재, 부품, 장비 경쟁력을 기반으로 한 세계 최고 수준의 제조 역량에서 출발한다. 1982년 창업한 ㈜원익큐엔씨도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과 궤를 같이하며 성장해왔다. 반도체 공정에 필요한 설비의 핵심 소재 중 하나인 쿼츠(석영유리) 가공에 있어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중견기업이기 때문이다.
“반도체 웨이퍼팹 공정 구조재료인 초고순도 쿼츠웨어 제조에 특화되어 있습니다. 반도체 장비에 적용되는 소재는 이물질 발생을 막고, 초고온의 플라즈마 상태에서도 버틸 수 있을 만큼 강한 내구성을 갖춰야 합니다. 같은 원리로 작동하는 장비라도 어떤 소재의 부품을 적용했느냐에 따라 품질과 생산성이 달라집니다.”
백홍주 대표는 반도체의 고도화, 미세화에 결정적으로 기여한 설비의 소재 경쟁력을 강조한다. ㈜원익큐엔씨가 주력으로 삼는 쿼츠웨어는 1,500~1,700도의 높은 온도를 견디는 고순도 유리로, 웨이퍼를 안정적으로 잡아주는 용기의 소재로 최적화되어 있다. 특히 20~30년 경력의 숙련된 엔지니어가 결점 없이 용접하는 기술력이 차별화된 경쟁력. 여기에 2019년에는 쿼츠 원재료 부문 세계 1위 기업인 미국 모멘티브 사까지 인수해 사업 기반을 더욱 안정적으로 다졌다.
“원익큐엔씨는 현재에 만족하지 않고 늘 적극적인 투자와 도전을 통해 성장해온 기업입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반도체 시장이 얼어붙은 불황에도 과감하게 공장을 늘리는 결정을 했죠. 경기가 풀리면 반드시 반도체 수요가 늘어날 것이기에 미리 대비한 것입니다. 수입에 의존하던 쿼츠의 원재료 기업을 인수하며 성공적인 수직 계열화를 이룬 것도 같은 맥락이죠.”
최고의 품질에 생산성까지 키운 덕분에 ㈜원익큐엔씨는 세계 최고의 반도체 제조 및 장비 회사를 고객으로 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그간 걸어온 길은 한마디로 ‘도전의 역사’이다. 놀라운 건 그 도전이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라는 사실이다.
“지난 10월 24일, 구미국가산업5단지에서 반도체용 쿼츠웨어 제조시설용 신공장 기공식을 가졌습니다. 2025년까지 3년에 걸쳐 1,200억 원을 투입하는 대규모 투자입니다. AI,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과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며 2024년이면 반도체 붐이 다시 일어날 것입니다. 현재는 경기가 어렵지만 내일을 내다보고 선행 투자를 해야 향후 물량에 대응할 수 있습니다.”
백홍주 대표는 기대감과 확신에 찬 목소리로 신공장의 청사진을 그린다. 구미 향토기업이기도 한 ㈜원익큐엔씨는 구미에 3곳의 공장이 분산되어 있다. 중소기업 성장의 전형적인 모습으로 야금야금 규모를 키워온 것이다. 역대 가장 큰 규모의 투자로 지어지는 신공장은 흩어졌던 생산역량을 한곳에 모으는 한편 국가산업단지의 인프라를 기반으로 친환경 스마트팩토리로 구현할 예정이다. 공정 자동화, 태양광 시설 등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환경·안전 측면의 혁신이 기대되는 부분이다. 사실 연 매출 7,000억 원 규모의 기업에게 1,200억 원의 단일 투자는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고심이 깊었던 때, 정부와 한국산업단지공단의 국내복귀투자보조금은 큰 힘이 되었다.
“글로벌 역량 확보를 위해 국내 및 중국 투자를 검토하던 중 한국산업단지공단의 자문을 통해 국내복귀투자보조금을 지원받게 되었습니다. 해외 진출 대신 국내를 거점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키우는 기업도 지원 대상에 포함 되도록 지원 범위가 확대되었다고 하더라고요. 한국산업단지공단의 적극적인 행정·재정 지원 덕분에 구미국가산업5단지에 대규모 투자를 확정할 수 있었습니다.”
㈜원익큐엔씨는 2024년 공장이 완공되면 생산량이 30~40%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기술력은 뛰어나지만 생산 규모 확대 면에서는 미진한 일본 경쟁사를 확실히 앞서겠다는 계획이다. 나아가 대규모 고용 창출과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며 향토기업으로서 구미국가산업단지와 상생 발전하는 것이 큰 목표다.
㈜원익큐엔씨의 지속적인 성장 비법은 기술에 있을까, 아니면 과감한 투자와 대규모 생산역량에 있을까? 백홍주 대표는 이 모든 걸 제쳐두고 사람을 말한다. ‘자유, 소통, 행복’을 기업 이념으로 삼은 ㈜원익큐엔씨는 사람을 중시하는 경영을 바탕으로 내일을 그린다.
“직원들에게 자랑스러운 회사가 되었으면 해요. 기분이 좋아지는 회사,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한 팀이 되어 뭉치는 회사가 진짜 경쟁력 있는 회사거든요. 직원들의 만족도는 책임감으로 이어지고 이는 결국 기술력과 안전, 품질, 매출 상승의 원동력이 됩니다. 직원의 행복과 회사의 성장이 함께 이루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원익큐엔씨는 수평적 소통을 위해 직급을 떼고 ‘님’으로 호칭을 통일하고, 2016년부터 일찌감치 출퇴근 시간 자율제를 도입했다. 직원들의 장기 휴식을 위해 해외여행 휴가와 비용을 지원하는 제도도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회사와 직원의 끈끈한 유대와 신뢰는 ‘2022년 노사문화 우수기업’ 선정으로 이어졌다.
“2019년 일본의 소재 수출 규제로 회사의 타격이 컸습니다. 이익이 감소하고 가동률이 떨어지는 쉽지 않은 상황이었는데 직원들이 먼저 나서 수당을 반납하고 업무시간을 줄였어요. 회사의 부담을 줄이는 일에 먼저 나선 거죠. 노사가 하나 되어 뭉친 덕분에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만 60세 이상 숙련공의 고용을 유지하는 것도 노사 간에 믿음이 깔려 있기 때문이에요.”
점점 고도화되는 반도체의 진화에 따라 고객들의 요구는 점점 까다로워지고 있다. ㈜원익큐엔씨는 그 해법을 팀워크에서 찾는다. 어떤 이슈든 한 팀으로 똘똘 뭉쳐 해결하는 게 ㈜원익큐엔씨의 기술 혁신 DNA이기 때문이다. 신공장 설립으로 생산역량을 키우고, 종합연구소를 설립해 연구개발 경쟁력을 높인다는 중장기 계획에 이어 백홍주 대표는 ‘행복’을 마지막으로 이야기했다. 기술도 결국 사람이 만드는 법, 직원의 행복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삼는 이 우직한 경영 이념이 어쩌면 ㈜원익큐엔씨의 성장을 견인한 가장 근사한 혜안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