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소통하기 위해, 성공하기 위해, 그리고 행복하기 위해서 대화를 한다. 그러나 때론 말 때문에 관계를 망치고, 좋은 기회를 놓치고, 마음을 다치기도 한다.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일관성 있는 말의 원칙이 있어야 관계를 망치지 않고 행복으로 나아갈 수 있다. 직장에서 흔히 발생하는 여러 상황에 따른 적절한 대화법을 통해 구체적인 말의 원칙을 배워본다.
첫 단추를 잘 끼워야 옳은 결과가 나오는 것처럼 대화에서도 첫마디의 힘은 크다. 만약 감정적으로 격해지거나 상대를 다그치고 싶을 때 E.O.G 앵커링화법을 활용해 보면 어떨까.
E.O.G는 ‘Enough, OK, Good’의 약자로, 대화의 첫마디를 “충분해”, “괜찮아”, “잘했어”라는 말로 시작하는 화법이다. 심리학에서 ‘앵커링(Anchoring)’이란 일종의 조건을 적용하여 특정한 반응을 유발하는 것을 말한다. 감정이 올라오거나 상대를 다그치고 싶을 때 일단 Enough(충분해, 애썼어), OK(괜찮아, 좋아), Good(잘했어, 고마워)이라고 앵커링을 하는 것이다.
만약 비즈니스에서 성과를 내지 못했거나 실수를 한 상대에게 무조건 채찍을 들이댄다면 자신의 부족한 실력과 답답한 마음에 주눅이 들고 때론 반발심마저 들 수 있다. 그러나 상대를 안심시키고 인정해주는 첫마디는 사람의 마음을 열게 하고 긍정적인 관계를 만든다. 갈등 상황에서도 서로 감정적으로 격해지거나 충돌하지 않고 대화가 한결 부드럽게 이어질 수 있다. 대화의 방향을 바꾸고 관계의 성패를 좌우하는 것은 어쩌면 첫마디에서 결정될지 모른다.
수많은 연구를 통해 언어는 우리의 감정과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밝혀졌다. 부정적인 말 습관을 갖고 있다면 의식적으로 긍정적인 언어를 사용하려고 노력해야 하는 이유다. 대표적인 것이 긍정적인 표현만 써서 말을 하는 긍정화법이다.
그러나 늘 긍정어로만 말할 수는 없다. 문제가 되는 상황에서는 잘못된 점을 정확하게 지적하고 문제행동을 교정할 수 있도록 말해야 한다. 다만, 부정적인 언어로 인정사정없이 말을 쏘아붙이면 설사 자신의 잘못이라 하더라도 듣기 거북하고 마음이 상한다. 이때 적용할 수 있는 것이 바로 긍정의 부정화법이다.
긍정의 부정화법은 부정에 긍정을 더해서 말을 부드럽게 완화하는 화법이다.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동일하지만 긍정적으로 표현함으로써 상황을 더 악화시키지 않고 원만하게 해결할 수 있다. 업무상 상대의 의견이나 생각에 동의하지 못할 때도 부정화법으로 쏘아붙이기보다는 긍정의 부정화법으로 대응할 수 있다.
이솝우화 ‘해와 바람’의 이야기를 기억하는가. 강한 돌풍이 아닌 따뜻한 햇살이 나그네의 외투를 벗겼듯이, 누군가를 설득하거나 원하는 결과를 얻고자 한다면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어떻게 부드러운 말로 표현할지 고민해야 한다.
우리는 상대방을 주어로 상대의 행동을 평가하는 표현 방식을 흔히 사용한다. 그러면 상대방의 입장에서는 자신을 탓하고 공격하는 것처럼 느껴지고 이를 맞받아치려는 심리가 작용해 더욱 거칠고 험한 말이 나오게 된다. 이때 ‘상대’ 대신 ‘나’를 주어로 사용하면 조금 더 부드럽게 표현할 수 있다.
I-FAWN(아이폰) 악수화법은 나-감정-행동-바람-욕구의 5단계로 구성된다. 그동안 쌓인 불평불만의 원인을 상대의 탓으로 돌리며 언어적 삿대질을 하기 보다는 마치 악수를 청하듯이 나의 감정과 원하는 것을 솔직하게 터놓고 이야기하는 화법이다. 자신의 욕구에서 답을 찾고 원하는 바를 부드럽게 표현하는 연습을 통해 갈등을 한결 원만하게 넘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