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전환, 탄소 중립 등 글로벌 경제환경 대전환의 시대를 맞이해, 지역혁신성장을 위해서는 혁신생태계 구축을 통한 ‘주력산업 구조고도화와 신성장동력산업의 전략적 연계 육성’이 필요하다는 데 힘이 실리고 있다. 혁신생태계는 지역경제 차원에서 지식 생태계(새로운 지식 창출)와 비즈니스 생태계(시장 수요 기반의 제품 및 서비스 생산)의 유기적인 연계 구조 형성이 요체라 할 수 있다. 여기서 지역경제는 혁신성장에 요구되는 혁신생태계의 임계규모 확보 차원 뿐만 아니라, 구조고도화, 다각화, 신성장동력 창출 등 지역경제의 성장전략에 따라 혁신생태계의 발전 방향 설정에 중요한 단위가 된다.
혁신생태계는 기능적으로는 산학연 협력에 의한 대기업(혹은 유니콘)과 중소기업(혹은 스타트업)의 상생발전 시스템 구축이 핵심 요소라 할 수 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은 비즈니스 생태계를 대표하는 핵심 주체이고, 이들 기업들이 대학 및 연구기관 등으로 구성되는 지식 생태계와 긴밀하게 연계되는 실질적인 산학협력의 활성화가 중요하다. 그리고 이를 통해 지식과 기술이 제품 및 서비스의 생산에 활용되어 시장 수요에 적합한 창의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낼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발전은 두 가지 경로로 이루어질 수 있다. 먼저 지역 주력산업의 구조고도화 경로가 있다. 대기업에 의한 핵심 기술 및 플랫폼 설계를 통해 인터페이스의 표준화가 선행되고, 소재, 장비 및 전문부품 생산자인 중소기업의 공급이 연계되는 방식으로 대기업-중소기업 상생발전 메커니즘이 활성화될 수 있다. 다른 한편으로 신성장동력산업 창출 경로가 있다. 중소기업에 의한 창의적 아이디어 기반의 비즈니스 모델이 개발되고, 이에 필요한 대기업의 맞춤형 핵심 기술 및 플랫폼 제공으로 대기업-중소기업 상생발전이 촉진될 수 있다.
이러한 혁신생태계의 작동 메커니즘에 기초하여 볼 때, 혁신생태계 기반의 지역산업 육성을 위해서는 지역 고유의 혁신시스템 구축을 목표로 하는 새로운 클러스터 육성 정책모형의 정립이 시급하다. 기존 클러스터 정책모형은 2000년대 초반 지역산업 육성정책의 불모지인 우리나라에서 클러스터에 의한 지역산업 육성기반 조기 구축에 중점을 두어 설계되었다. 즉, 지역산업의 절대적 발전정도(집적도)와 상대적 발전정도(특화도)를 토대로 클러스터의 전략산업을 선정하고, 전략산업을 중심으로 지역산업 육성기반 조성에 중점을 두었다. 이에 따라 한편으로는 전략산업 분야의 특화센터 건립 및 운영을 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클러스터 구성원인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R&D, 비R&D 분야의 개별 기업단위의 지원사업을 추진해 왔다.
그러나 혁신생태계 기반의 클러스터 육성을 위해서는 지역산업 클러스터의 플랫폼 기능을 강화하여 지역 고유의 혁신시스템 구축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즉, 클러스터 공유자산을 토대로 하는 성장 유망품목 육성이 요구된다. 이는 지식 창출 및 전략산업 육성이라는 수요 기반 비즈니스 모델 개발(성장 유망품목)에 대한 가시적 성과 창출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으로, 기존 클러스터 정책의 기반 구축 전략과는 차별화되는 정책방향이다. 즉, 클러스터 정책은 개별기업 단위 지원에서 탈피하여 기업집단(산업군) 단위 지원으로 전환되어야 하고, 성장유망 품목을 중심으로 산학연협력, 대기업-중소기업 상생발전의 가시적 성과 창출이 강조되어야 한다.
이와 더불어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플랫폼 경제환경에 부합하는 클러스터 공유자산으로서 혁신성장 플랫폼 기능의 강화가 요구된다. 디지털 전환에 대응하기 위한 DX(Digital Transformation) 플랫폼과 탄소중립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스마트 그린(Smart Green) 플랫폼 구축이 시급한 과제로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지역 혁신성장 플랫폼을 토대로 지역 고유의 역량과 혁신성장 전략에 따라 혁신생태계를 강화해 주력산업의 구조고도화와 미래 신성장산업 육성이 상호 조화롭게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