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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단 감성로드

피크닉 인 서울

도심에서 봄을 만나다

글. 구보은 사진. 서울특별시 중부공원여가센터·서울 송파구청·한국관광공사

살랑살랑 봄바람이 불어오면 잔뜩 얼었던 몸과 마음도 말랑말랑해진다.
피크닉을 즐기기에 더없이 좋은 계절이 왔단 뜻이다.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에는 고층 빌딩이 즐비할 것 같지만 자연 그대로를 느낄 수 있는 곳도 많다.
멀리 떠나지 않아도 무거운 짐을 꾸리지 않아도 가능한 도심 속 피크닉으로 성큼 다가온 봄을 만나보자.

/ 봄은 산이다 /

서울의 봄을 만끽하며 자연 속 힐링,
남산 둘레길

서울의 상징과도 같은 남산의 봄은 어떤 모습일까. 남산은 서울 중구와 용산구 경계에 있는 산으로, 높이가 265.2m에 이른다. 남산에 오르려면 케이블카를 타거나 버스를 이용할 수도 있지만, 걸어서 남산을 만나려는 사람들을 위해 마련된 곳이 바로 남산 둘레길이다.

많은 이들이 꼽는 남산 둘레길의 백미는 단연 북측순환로다. 정상으로 오르는게 아니라 남산의 허리를 따라 돈다. 평탄한 산책로인 데다 차량과 자전거의 통행이 금지돼 있어 걷기에 더없이 좋다. 봄에는 봄꽃길, 여름에는 녹음길, 가을에는 단풍길로 변신해 사시사철 사람들의 발길을 잡는다.

남산의 또 다른 모습을 만나고 싶다면 북측순환로에 위치한 소나무 힐링숲을 추천한다. 본래 이곳은 소나무숲을 보전하기 위해 일반인 출입이 제한된 구역이었으나, 지난 2017년부터 예약 관람객에게 한해 제한된 시간 동안 개방하고 있다. 자생소나무 군락지로 그 규모가 1만 3000m²에 이른다. 숲이 우거져 있고 아래 골짜기에서 선선한 바람이 불어와 서울에서도 봄이 가장 늦게 배달되는 곳 중 하나다.

소나무 힐링숲이라는 명칭에 걸맞게 산책로 곳곳에 산림욕과 명상을 할 수 있는 쉼터가 마련되어 있다. 편안한 자세로 누워 오랜 시간 이곳에 터를 잡고 살아온 소나무들이 내뿜는 피톤치드를 온전히 느껴보는 것도 좋겠다. 소나무 힐링숲 프로그램은 4월부터 11월 초까지 운영되며 서울시 공공서비스예약 홈페이지를 통해 예약할 수 있다.

남산 둘레길의 백미로 꼽히는 북측순환로
예약 관람객에 한해 제한된 시간 동안 개방되는 소나무 힐링숲

/ 봄은 호수다 /

동화 같은 곳에서 벚꽃 피크닉,
석촌호수

봄 소풍이라면 역시 꽃놀이를 빼놓을 수 없다. 따뜻한 봄 햇살을 맞으며 온통 핑크빛으로 물든 호숫가를 산책하는 건 어떨까. 바로 송파구 잠실동에 있는 석촌호수에서다. 석촌호수는 본래 한강의 일부였던 곳으로, 한강 매립사업이 진행되면서 만들어진 자연형 호수다. 이곳의 정식 명칭은 송파나루근린공원이지만, 석촌호수공원이라고 더 많이 불린다.

봄이면 석촌호수를 따라 왕벚나무 1천여 그루가 화려하게 꽃을 피우는데, 그 길이 무려 2.5km에 달한다. 호수를 한 바퀴 도는 데 걸리는 시간은 40분 정도. 벚꽃은 물론이거니와 철쭉, 붓꽃 같은 야생화 30만 본이 거대한 봄 꽃밭을 이뤄 어디에 카메라를 갖다 대어도 그저 한 폭의 그림 같다. 매년 벚꽃이 만개할 무렵이면 ‘석촌호수 벚꽃축제’가 열려 인근을 찾은 사람들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석촌호수의 밤은 낮과는 또 다른 매력을 선사한다. 호수의 배경을 이루는 고층 건물들의 화려한 빛과 은은한 조명이, 만개한 벚꽃들과 어우러져 장관을 이루기 때문이다. 더욱이, 롯데월드와 인접해 있어 놀이공원의 이색적인 건물과 알록달록한 불빛이 여느 공원에서 느낄 수 없는 동화 같은 풍경을 더해준다.

벚꽃이 만개할 무렵이면 장관을 이루는 석촌호수 풍경
석촌호수 인근에는 롯데월드, 송리단길 등 볼거리가 가득해 나들이의 즐거움을 더한다

/ 봄은 숲이다 /

도심 속 쉼터이자 문화공간,
북서울꿈의숲

서울 강북구와 도봉구 등 6개 구에 둘러싸여 있는 북서울꿈의숲은 과거 놀이공원 드림랜드가 있던 자리에 조성됐다. 그 규모만큼이나 다양한 매력으로 가득한데, 고즈넉한 아름다움이 느껴지는 한옥인 창녕위궁재사(등록문화재 제40호), 옛 선조들의 삶의 풍경을 재현하고 체험할 수 있는 이야기정원, 7개의 크고 작은 폭포가 어우러진 칠폭지 등이 있다.

가장 인기가 많은 피크닉 장소는 월영지 앞. 월영지는 공원 중심부에 자리한 대형 연못으로, 우거진 나무 아래 그늘에서 여유로운 피크닉을 즐길 수 있는 곳으로 사랑받고 있다. 어느 계절에 방문해도 분위기가 넘치는 곳이지만, 꽃봉오리가 고개를 들고 바람에 꽃잎이 흩날리는 봄이면 마치 한폭의 수채화 속에 들어와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북서울꿈의숲을 방문하면 꼭 들려야 할 곳이 있는데, 바로 꿈의숲 아트센터의 가장 꼭대기에 자리한 전망대다. 전망대를 오르기 전 이색적인 엘리베이터를 만날 수 있다. 아무런 지지대 없이 사선으로 만들어진 독특한 구조 때문에 마치 롤러코스터를 탄 듯한 즐거움이 느껴진다. 전망대는 지난 2013년 드라마 ‘아이리스’의 촬영장소로, 사방으로 탁 트인 통유리를 통해 서울을 내려다 볼 수 있다. 북한산, 도봉산, 수락산의 절경을 감상할 수 있고 저 멀리 남산과 한강까지도 조망이 가능하다.

사계절 내내 걷기 좋은 풍경이 이어지는 북서울꿈의숲
녹음이 우거진 북서울꿈의숲은 피크닉 장소로도 인기다
잠들지 않는 도시 , 서울의 야경3

창경궁

창경궁은 서울의 5대 궁 중 하나로, 휴궁일인 월요일을 제외하면 야간에도 별도의 예약 없이 관람이 가능하다. 밤의 궁궐은 유난히 신비로운데, 어둠이 내려앉은 건물 사이를 걷는 것만으로도 색다른 경험이 된다. 봄을 맞아 최근 재개방된 대온실은 1909년에 지어진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식 온실로 70여 종의 식물을 볼 수 있다. 서울 종로구 창경궁로 185 09:00~21:00 / 월요일 휴무 02-762-4868

서울스카이

세계 5위, 국내 최고 높이 롯데월드타워 117층~123층에 위치한 서울스카이는 국내에서 가장 높은 전망대로, 서울을 360°로 조망할 수 있다. 이외에도 한국의 성장을 담은 미디어아트 전시, 세계에서 가장 높은 유리 바닥 전망대인 스카이데크, 541m 높이의 브릿지를 건너는 스카이브릿지 등 다양한 경험을 제공한다. 서울 송파구 올림픽로 300 일~목요일 10:30~22:00 / 금·토요일 10:30~23:00 02-1661-2000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옛 동대문운동장 자리에 2014년 문을 연 DDP는 다양한 전시와 행사가 열리는 복합문화공간이다. 세계 최대의 3차원 비정형 건축물로, 쉴 새 없이 변화하는 동대문시장의 역동성을 상징화했다. 밤이되면 건물의 굴곡진 표면이 캔버스가 되어 화려한 서울 송파구 올림픽로 300 불빛을 뿜어내는데, 낮과는 또 다른 매력을 뽐낸다. 서울 중구 을지로 2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