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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불패

유아 매트부터 헬스케어까지 더 나은 삶을 위한 도전

서울디지털국가산업단지에 위치한 ㈜제이월드산업 한중희 대표

글. 강현숙 사진. 이성원, ㈜제이월드산업

매트 하나가 삶을 바꿀 수 있을까?
국민 유아 매트로 불리는 ‘알집매트’로 시장을 선도한 한중희 ㈜제이월드산업 대표는 당연히 그래야 한다고 말한다.
아이들의 꿈과 더 나은 삶을 위해 끊임없이 진화하는 기업,
그 치열한 변화와 혁신 끝에 건강하고 행복한 삶이 있다.

㈜제이월드산업 한중희 대표

층간소음 갈등, 9중 알집매트가 해법

층간소음은 이미 심각한 사회문제로 굳어졌다. 2022년 한 해 ‘층간소음 이웃사이센터’에 접수된 민원은 무려 4만 393건, 단순 민원에 그치지 않고 시비와 폭행 등 강력 범죄로 이어진 사례도 27건에 이른다.

2002년 유통기업으로 출발한 ㈜제이월드산업이 자신만의 브랜드를 고민하며 신사업을 찾던 시기, 한중희 대표의 눈길을 끈 것도 바로 층간소음 이슈였다.

“층간소음은 이웃 간에 분쟁을 일으킬 뿐만 아니라 아이들이 맘껏 뛰지 못하고 위축되는 환경을 만들거든요. 이 문제를 가장 현실적으로 풀어낼 유아 매트 사업의 가능성을 봤습니다. 단, 기존에 없던 새로운 제품 이어야 했죠. 캐릭터 위주의 기존 매트와 차별화시켜 집안 인테리어와 조화를 이루는 파스텔톤 매트를 선보였습니다. 더 접기 쉬우면서 가볍게 만들었고요.”

대세에 휩쓸리지 않고 새로운 길을 개척한 한중희 대표의 승부수는 적중했다. 캐릭터를 과감히 배제한 ‘알집매트’는 홈쇼핑에서 15번 매진 기록을 세울 만큼 금세 입소문이 났다. 물론 보기에 좋을 뿐 아니라 탄탄한 기술력이 뒷받침되었기에 가능한 성과였다. 아홉 겹의 내장재를 겹겹이 붙이고, 그 안에 반원 형태의 공기층을 만들어 소음과 진동을 흡수하는 9중 알집 구조로 기능성을 극대화한 것이다. 또한 화학 접착제를 사용하지 않고 열접착 방식을 적용해 유해성을 줄였다.

온돌과 아파트 문화에서 출발한 매트는 현재 대한민국이 세계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알집매트 역시 미국, 호주, 러시아, 체코, 중국, 일본 등 19개국의 수출길을 열었다. 대한민국 최고가 곧 세계 최고인 시장에서 ㈜제이월드산업은 글로벌 강소기업 및 글로벌 선도기업으로 인정받으며 K-매트 열풍을 이끄는 중이다.

㈜제이월드산업이 층간소음 완화를 위해 개발한 9중 구조의 ‘알집매트’

친환경인증으로 위기를 기회로 바꾸다

위기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2013년 경쟁사 유아 매트에서 아이들에게 좋지 않은 성분이 검출되었다. 이에 당시 판매 중이던 유아 매트의 유해성을 따지는 소비자 고발이 이어졌고, 시장 점유율 1위이던 알집매트에 집중포화가 쏟아졌다. 다행히 알집매트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지만 분노한 소비자의 마음을 돌리는 데는 시간이 걸렸다. 이에 한중희 대표는 숨기보다 더 적극적으로 나섰다. 박람회와 홈쇼핑을 통해 진실을 알리고, 소비자를 직접 만나는 일도 주저하지 않았다. 그 진정성 덕분에 소비자가 하나둘 다시 돌아올 수 있었다.

“이 사건을 통해 친환경인증에 더욱 박차를 가하게 됐습니다. 사실 원료 하나하나까지 파악하기란 쉽지 않거든요. 하지만 논란의 여지를 없애기 위해 원료 성분까지 더 깐깐하게 따졌습니다. 결과적으로 업계 최초로 친환경인증을 받고 프리미엄 매트로 올라서게 되었죠.”

위기를 기회로 발판삼아 안전 기준과 친환경 가치를 높인 알집매트. 하지만 만족은 없다. 시대가 빠르게 변하고, 고객의 눈높이가 높아짐에 따라 자체 R&D 센터인 소재개발연구소를 통해 더 엄격하게 품질을 관리하는 것이다. 특히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한 친환경 소재 등 환경을 해치지 않고, 안전성까지 확보할 수 있는 소재를 적극적으로 찾아 나서고 있다. 또한 접는 방식이나 크기를 고객의 니즈에 맞춰 다양화했고, 봉제선이나 틈에 이물질이 끼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틈새 없는 매트도 개발했다. 색채디자인연구소는 아이들의 감수성 발달에 좋은 색감을 연구하며 알집매트만의 감성을 담아내고 있다.

“알집매트가 국민 매트로 자리잡은 덕에 저희 제품을 사용한다는 분을 쉽게 만날 수 있어요. 그때마다 누구에게 내놔도 부끄럽지 않은 제품을 만들자는 신념을 더 단단히 굳히게 됩니다. 원가절감을 위해 질을 낮추는 건 용납할 수 없죠.”

한중희 대표는 알집매트라는 브랜드 자체가 곧 신뢰로 통할 수 있도록 혁신을 멈추지 않는다.

㈜제이월드산업은 소재개발연구소, 색채디자인연구소 등을 운영하며 고객 니즈에 맞는 제품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요람에서 무덤까지, 생활 혁신의 동반자

부단한 변화를 통해 성장해온 ㈜제이월드산업은 2019년 반려동물 제품 브랜드 ‘퍼핑’을 새롭게 선보였다. 출산율은 떨어지는 반면 반려동물 양육 인구는 늘고 있는 사회 변화를 예리하게 감지했기 때문이다. 미끄럼 방지에 초점을 맞춘 반려동물용 매트는 반려견의 슬개골 탈구 위험을 줄이는 효자 아이템으로 꼽힌다.

반려동물용 제품 브랜드 ‘퍼핑’ 출시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 중인 ㈜제이월드산업

‘더 나은 삶’을 기업의 핵심 가치로 삼는 한중희 대표는 세상을 다채로운 시선으로 바라보려 노력한다. 2021년부터 한국산업단지공단의 ‘산업집적지경쟁력강화사업’에 참여해 서울지역 산학연 협의체 중 하나인 ‘G-스마트디지털협의체 미니클러스터(이하 MC)’ 회장직을 수행하고 있는 것도 그 연장선 위에 있다.

“기업체 대표, 연구원, 대학교수가 함께 모인 만큼 다양한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단, 처음부터 이해관계로 얽히면 관계가 깨지기 쉽습니다. 서로의 관심사나 애환을 공유하며 친해지는 것이 우선입니다. 마음을 터놓는 관계가 바탕이 되어야 사업적인 비전도 안정적으로 모색할 수 있으니까요.”

인간적인 네트워킹을 강조한 덕분일까. 서울지역 ‘G-스마트디지털협의체’ 회원사는 2년 동안 무려 87.5%나 증가했다. 3~4개 업체씩 자발적으로 연구개발 소모임을 결성해 왕성하게 활동하는 모습 역시 인상적이다. 한중희 대표도 예외가 아니다. 유아매트와 반려동물 제품 브랜드에 이어 시니어를 겨냥한 헬스케어 사업을 새롭게 구상하고 있는 그에게 MC를 통한 교류는 발전적인 동기부여를 선사한다.

“50~60대를 대상으로 한 헬스케어 브랜드를 구상 중입니다. 매트 기반이 아닌 새로운 영역이기에 고민이 많은데 MC 네트워크를 통해 조언도 듣고, 협력 분야도 찾는 등 든든한 지원군이 되고 있습니다. 또한 내년 코스닥 상장을 위해 내실을 굳건히 다지는 중입니다.”

한중희 대표는 요람에서 무덤까지 안락하고 편안한 삶을 함께 그리는 기업을 꿈꾼다. 아이들이 꿈을 키우고, 일상의 공간을 안전하게 바꾸며, 노년에도 건강을 지키는 삶은 어떤 모습일까? 매트를 넘어 삶을 바꾸는 그 무엇을 끊임없이 찾아가는 ㈜제이월드 산업의 도전은 이 순간에도 계속된다. 늘 그래왔듯 치열한 도전 끝에 근사한 해법이 있으리라 기대해본다.

알집매트 생산공장 내부
한중희 대표는 유아매트, 반려동물 제품에 이어 현재 시니어 헬스케어 브랜드를 새롭게 구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