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작기계부품을 전문으로 제조·납품했던 이엠코리아(주)는 이제 방산, 항공사업을 포함해 미래 먹거리산업으로 꼽히는 수소, 친환경 사업으로까지 범위를 확장해나가고 있다.
10년 후 미래산업을 고민하며 늘 새로운 사업영역에 도전한다는 강삼수 대표의 경영방침과도 정확히 일치하는 행보다.
앞으로의 활약이 더욱 기대되는 이엠코리아(주)를 방문해 무궁무진하게 뻗어가고 있는 신산업영역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이엠코리아(주)
*블랑켓 차폐블록: 핵융합발전 시, 1억도 이상의 초고온 플라즈마와 핵융합 반응의 결과물인 중성자로부터 핵융합로를 보호하기 위해 설치하는 구조물로 일종의 방패 역할을 한다
1987년 회사를 설립했을 당시 주력사업은 공작기계사업이었습니다. 지금의 이엠코리아(주)(이하 이엠코리아)를 만든 기반이지요. 이 외에도 방산·항공부품, 수소, 환경, TBM* 사업 등이 있습니다. 본부인 창원사업장에서는 방산, 항공, 환경, 에너지 등 미래성장동력이 될 사업을 전담하고 있으며, 회사의 뿌리가 되어준 공작기계사업은 함안사업장에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Tunnel Boring Machine: 전단면 터널 굴착 기계로 무진동·무발파의 특성을 지닌다
2018년 국토교통부로부터 항공기 착륙장치를 정비(MRO)할 수 있는 기업으로 공식 지정받았습니다.
항공기 착륙장치는 항공기가 이·착륙을 하거나 지상 활주 또는 계류할 때 항공기 자체의 무게를 지지하는 구조물입니다.
안전과 직결되는 만큼 고도의 신뢰성이 요구되지요. 항공기 전체 금액의 6% 비중을 차지하는 고부가가치 핵심품목 중 하나로 꼽히지만, 국내에서는 관련 기술이 부재해 그동안 대부분의 정비 물량을 해외 업체에 의뢰하던 상황이었습니다.
저희는 항공기 부품제조사로서 정비를 위한 시설과 장비를 이미 보유하고 있고, 우수한 기술력과 군용항공기 착륙장치 생산경험 등을 높이 인정받아 최종 선정될 수 있었습니다.
개발사업자로 최종 선정된 이후 ‘항공기 착륙장치 수리공정 기술개발’에 대한 연구과제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정부출연금만 96억 원, 총개발 사업비는 160여억 원에 달하는 대규모 사업입니다. 올해 말이면 사업이 종료 예정인 만큼, 정비 자격 면허도 올해 안으로 갖추어야 합니다.
국내에서 인정되는 자격(AMO), 그리고 전 세계적으로 인정되는 자격(FAA) 모두 취득해야 합니다. 아마 올해 하반기면 취득을 포함한 모든 과정이 완료될 것 같습니다. 아직 대한민국이 해보지 못한 일을 처음으로 하는 개척자가 된다는 사실이 여러모로 의미 있고 뿌듯합니다.
이전까지는 공작기계, 방산부품 중심으로 사업을 이어왔습니다. 지금까지도 우리 회사의 근간을 이루는 중요한 사업들입니다. 하지만 미래를 내다봤을 때 좀 더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분야로 사업을 확장해나가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 직접 항공기 착륙장치 제작을 위한 제안서를 제출한 것도 그런 맥락이었습니다. 이후 수차례에 걸친 심사를 받았죠. 실제로 항공기 착륙장치 정비(MRO)를 할 수 있을지를 확인받는 과정이었습니다. 그런 시간을 거쳐 무사히 기술을 인정받았고, 회사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게 되었습니다.
확실히 그런 편입니다. 종종 정부기관이 먼저 기업들에게 사업제안을 요청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면 우리 회사뿐 아니라 다른 회사에서도 여러 가지로 제안을 합니다. 그중에서 가장 목적에 충실하고 실제로 개발 가능성이 엿보이는 것들이 뽑히는 거죠. 신산업을 발굴하려면 기다릴 것이 아니라 먼저 제안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채용할 때도 진취적인 친구들을 눈여겨보는 편이죠.
이엠솔루션(주)(이하 이엠솔루션)는 수소사업과 환경사업에 특화한 기업입니다. 먼저, 최근 몇 년간 산업계에서 빈번히 언급되고 있는 수소분야의 경우 저희는 1998년부터 연구개발에 뛰어들었습니다. 당시에는 시장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인식이 많아 여건이 그리 좋지 않았지만, 분명 미래 에너지원으로 각광받을 날이 올 것이라 확신했던 만큼 꾸준히 사업을 이어오고 있었지요. 이후 제주도 수소차 시험운행, 부안 수소 테마파크 프로젝트 등 다양한 수소충전소 사업을 거치며 이제는 국내에서 가장 많은 수소충전소를 구축한 회사가 됐습니다. 강원, 경남, 광주, 울산 등 전국에 18기를 구축 완료했거나 진행 중인 상황입니다. 특히 대구와 부안, 제주에 있는 수소충전소의 경우 수전해장비*로 수소를 제조하고 있어서 탄소중립에도 적극 기여하고 있습니다. 그 기술을 인정받아 지난해에는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수소전문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지요.
*물을 전기분해하여 고순도의 수소(그린수소)를 생산하는 기술
환경사업으로는 버려진 음식물쓰레기를 새로운 연료원으로 바꾸어주는 ‘환경플랜트’가 대표적입니다. 저희 내부 연구진이 긴 연구개발 끝에 개발한 기술 ‘진공감압 농축기술 및 저온증발원리’를 적용한 친환경 시스템입니다. 전국에서 쏟아져나오는 음식물쓰레기가 저희 공장 자동화 라인에 들어가면 최종적으로 펠릿, 바이오 오일 등으로 바뀌어 나옵니다. 음식물 에너지가 농축된 것이기 때문에 가축의 사료로도, 연료로도 사용할 수 있는 게 특징이죠. 이 외의 부산물은 정제수뿐입니다. 정제를 거쳐 깨끗한 물이기 때문에 하천으로 바로 방류할 수 있는 허가도 받았습니다.
제가 창업했을 당시 나이가 스물여섯입니다. 철공소에서 일하며 모은 돈으로 기계 한 대 겨우 사서 회사를 열었지요. 그때 직원이 딱 둘이었는데 지금 회사 직원 수는 300명이 훌쩍 넘습니다. 100배가 넘게 많은 인원으로 늘어난 겁니다. 물론 난관도 참 많았습니다. 1997년 IMF 외환위기 때가 대표적이죠. 저나 직원들이나 모두 힘든 상황을 겪었습니다. 더 어려워지기 전에 회사를 접어야 하나 고민도 많이 했는데 되려 직원들이 임금 삭감도 받아들일 테니 어떻게 하면 회사가 문을 닫지 않을 수 있을지 방안을 고민하라고 하더군요. 그 시절을 함께 했던 직원들 대부분이 여전히 제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외환위기를 무사히 지나 10년 만에 코스닥 시장에 상장할 수 있었던 것도 모두 이런 직원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엠코리아는 세 가지 핵심가치를 중심에 두고 운영하고 있습니다. 고객만족을 최우선으로 전 공정을 수행하는 ‘책임’, 공정한 분배를 위한 ‘정직’, 그리고 혁신을 통해 신성장동력을 이끌어내는 ‘도전’입니다. 사람의 가치가 곧 기업의 가치라는 믿음 역시 빼놓을 수 없겠네요.
회사 입구에 커다란 상징석이 우뚝 놓여있습니다. ‘사람, 긍정의 힘’이라는 문구가 짧고 굵직하게 새겨져 있죠. 함께 일하는 사람들을 서로 존중하며 또 긍정적인 자세로 업무에 임한다면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결국은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이제껏 그래왔듯 말입니다.
그동안 준비해온 기술이 본격적으로 날개를 펼치는 타이밍이라고 생각합니다. 자회사인 이엠솔루션이 수소에너지 및 친환경 분야 전문기업으로 본격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한편, 방산 분야 연구개발을 꾸준히 이어가며 매출 안정성을 확보하고 항공부품 개발에도 전문성을 길러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해 나갈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