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에는 타오를 듯 뜨겁고 겨울에는 매서운 추위가 찾아오는 곳,
그래서인지 대구를 떠올리면 어딘가 강렬한 에너지가 느껴진다.
몸도 마음도 추운 계절이지만 자연과 역사, 그리고 문화와 예술이 어우러지는 대구에서 이번 겨울을 만끽해보자.
이열치열(以熱治熱)로 올여름 무더위에 맞섰다면, 이번에는 이한치한(以 寒治寒)으로 겨울 추위를 떨쳐보면 어떨까. 바로 팔공산에서다. 대구의 대 표적인 명산으로 꼽히는 팔공산은 사시사철 수려함을 자랑하지만, 특히 새하 얗게 반짝이는 눈꽃이 절경을 이루는 겨울에 한층 더 장엄하고 매혹적이다.
팔공산은 대구뿐 아니라 경산·영천·군위·칠곡에 걸쳐 있어 전체 능선의 길 이만 20km에 달한다. 더욱이 해발고도 1,193m의 높은 산이라 등산이 취 미가 아닌 사람이 오르기엔 다소 버거울지 모른다. 그러나 해발 820m의 신림봉까지 케이블카가 놓여있어 산책하듯 가벼운 마음으로 찾아도 된다. 팔공산케이블카는 동화시설지구에 있는 출발역에서 1.2km 구간으로 운행 되는데, 코스가 긴 데다 경사가 만만치 않아 아름다운 경치와 함께 아찔한 스릴도 느낄 수 있다.
팔공산은 ‘한 가지 소원은 꼭 들어준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영험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정상역 부근 소원의 언덕에 자리한 소원바위는 갓바위, 동화사 와 함께 팔공산 3대 소원성취 코스다. 바위에 동전이 붙으면 소원하는 바가 이루어진다는 설이 있어 소원바위라고 불린다. 소원을 외며 동전을 붙이는 소망의 손들과 저마다의 간절함을 담은 동전들이 바위에 가득하다.
전망대에 오르면 최고봉인 비로봉을 중심으로 낙타봉, 동봉, 서봉 등이 마치 날개를 펼친 듯 넓게 솟아있는 풍광을 조망할 수 있다. 하얀 눈으로 덮인 능 선들이 굽이치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감탄이 절로 나온다. 뒤돌아서 면 발아래에 대구 시가지가 드넓게 펼쳐져 있다. 이처럼 탁 트인 전망은 물 론이고 곳곳에 아기자기한 포토존이 마련돼 있어 팔공산은 요즘 떠오르는 사진 맛집 중 하나다.
또한,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다양한 탐방로가 있어 나무들이 뿜어내는 향기를 들이마시며 산림욕을 즐기기에 그만이다. 만약 팔공산을 조금 더 깊 이 느끼고 싶다면 등산코스를 이용해 중심봉인 비로봉이나 좌우의 동·서봉 에 올라봐도 좋을 것이다. 새파랗게 맑은 하늘을 머리 위에 이고 가슴이 뻥 뚫릴 정도로 차가운 공기를 깊숙이 들이마시면 어느새 산행의 고단함도 추 위도 잊을 수 있다.
사람에게만 이야기가 있는 것이 아니다. 오래된 길에는 그 지역만의 독특한 정취와 감성, 그리고 이야기가 숨어있다. 골목이 품고 있는 뜨거운 삶의 온도가 우리에게도 전해지기를 기대하며 대구에서 가장 잘 알려진 골목인 북성로로 향한다.
북성로는 일제강점기 때 대구읍성의 성벽을 허물고 그 위에 상가주택을 지어 탄생한 거리다. 당시에는 상업 중심지로, 광복 이후에는 사교와 문화의 거리로, 산업화 시기에는 전국 최대의 공구골목으로 전성기를 누렸다는 북성로. 오랜 세월에 걸쳐 번성과 쇠퇴를 거듭한 이 길에는 다양한 흔적들이 마치 영광의 상처처럼 곳곳에 남아 있다.
북성로에 젊은이들이 본격적으로 몰려들기 시작한 것은 빈티지한 감성을 살린 공간들이 문을 열면서다.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고풍스러운 건물 안에는 색다른 카페나 식당, 멋진 문화공간들이 숨어있다. 거리를 거닐다 보면 화가 이중섭이 자주 드나들던 백록다방 옛터, 내로라는 문인들의 아지트였던 화월여관 옛터 등 역사적 공간들도 불쑥불쑥 나타난다.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특별하고도 이색적인 체험이다.
뭐니뭐니해도 북성로에 가장 큰 유명세를 가져다준 이름은 바로 공구골목일 것이다. 한때는 점포 수가 600여 개에 이르며 ‘도면만 있으면 탱크도 만든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크게 번성했다. 그 규모는 줄었으나 여전히 공구골목의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이제는 웽웽 돌아가는 기계 소리와 용접기의 불꽃이 좁은 골목, 낡고 녹슨 건물 사이를 채우며 힙한 감성으로 사람들의 발길을 불러 모은다.
이러한 북성로의 거점공간으로 탄생한 것이 바로 북성로 기술예술융합소 모루다. 대장간에서 쇠를 두드릴 때 받침대로 쓰는 모루에서 이름을 따왔다. 전시관에는 망치·톱·대패 등 장인들의 손때 묻은 공구가 전시되며 북성로의 이야기를 담은 공간도 있다. 이뿐 아니라, 용접·목공·유리 공예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어 새로운 경험을 원하는 이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북성로를 찾았다면 인근에 자리한 수창청춘맨숀도 들러보면 어떨까. 1976년 지어진 KT&G 연초제조창직원 관사아파트를 리노베이션해 만든 복합문화예술공간이다. 낡은 아파트 숙소의 내·외부를 그대로 살려 설치미술 작품으로 꾸민 것이 인상적이다. 현대 미술을 중심으로 다양한 전시 프로그램이 꾸준히 열리고, 지역 예술가들의 작품을 꾸준히 소개하고 있다. 대
5~6세기 삼국시대에 형성된 것으로 추측되는 고분 200여 기가 모여 있다. 능선을 따라 올록볼록 솟은 크고 작은 고분과 그 사이로 난 산책로가 고즈넉한 느낌을 준다. 도심속의 자연을 느낄 수 있는 피크닉 장소이자, 최근에는 인생사진을 건질 수 있는 곳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대구광역시 동구 불로동 산1-16
낙동강과 금호강, 진천천, 대명천이 만나는 곳에 형성된 습지다. 이곳의 매력을 제대로 느끼려면 대명유수지부터 사문진 나루터까지 걸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만발한 억새밭 사이를 가로지르며 인생사진도 남기고, 겨울 특유의 스산함과 낭만을 느낄 수 있다. 대구광역시 달성군 화원읍 구라리 1769
대구의 남쪽, 해발 659m의 앞산은 대구 시민의 휴식처로 사랑받는 곳이다. 특히 앞산공원전망대는 대구 시내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어서 야경 명소로 인기가 높다. 최근 정비사업을 실시, 달토끼 조형물을 비롯해 곳곳에 아기자기한 포토존이 마련됐다. 대구광역시 남구 앞산순환로 4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