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를 멈춰야 하는 급박한 순간 우리가 떠올리는 건 ‘제동장치(브레이크)’다. 제동장치에서도 특히 중요한 것은 브레이크 패드의 역할. 그런 맥락에서 국내 점유율 1위를 차지할 정도로 브레이크 패드 생산에 대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는 상신브레이크에 대한 시장의 관심은 여느때보다 높은 상태다.
높은 기술력과 안전성을 기반으로 자동차 브레이크 제조 전문기업 구축에 앞장 선 김효일 대표를 만났다.
자동차 제동장치(brake)는 도로를 주행하는 차량의 속도를 조정하거나 정지시키는 데 필요한 부품이다. 차량이 갖고있는 운동에너지를 마찰력을 이용해 열에너지로 전환한 후, 감속 또는 정지 작용을 한다.
자동차 제동의 대부분은 마찰식 브레이크에 의해 구동되는데, 국내에서는 상신브레이크가 시장 점유율을 꽉 쥐고 있다. 브레이크 마찰재 산업이 본격화한 시점부터 지금까지 쭉 한 우물만판 덕분이다.
“국내에 브레이크 마찰재 산업이 등장한 것이 70년대입니다. 상신브레이크의 전신인 ‘상신화학공업(주)’ 역시 1975년 문을 열고 본격적인 운영을 시작했죠. 이후 생산공정을 가동하며 첫 자체 브랜드 ‘하이큐(Hi-Q)’를 내놓았습니다. 자동차, 버스, 트럭 등에 사용되는 제동 부품(브레이크 패드)인데 지금까지 시장우위를 선점하고 있는 제품이죠.”
안정적인 제동감이 특징인 하이큐는 운전자가 겪을 수 있는 다양한 변수 속에서도 일정한 마찰계수를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제품. 꾸준한 연구개발을 통해 품질 향상은 물론 환경과 사용자 안전까지 고려했다는 것이 김효일 대표의 설명이다. 이는 하드론(프리미엄 브레이크 패드), 하겐(수입차량 전용 브레이크패드) 등 상신브레이크에서 출시하는 다양한 자체 브랜드에도 적용된다. 폐암을 일으킬 수 있는 석면을 비롯해 납, 카드뮴 등 인체에 유해한 성분은 생산과정에서 배제한다. 이는석면 규제가 실시되기 한창 전부터 지켜온 상신브레이크의 확고한 신념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제품 원재료로 사용되던 구리 성분을 대체할 친환경 신소재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미국위생협회(NSF)에서 최우수등급임을 인증하는 Level N까지 획득한 만큼 시장의 신뢰도도 크다.
“자동차 부품 산업에서 원자재 관련 이슈는 빠뜨릴 수 없는 중요한 사안입니다. 바뀌는 법령, 규제를 제대로 확인해야 생산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죠. 2025년부터 북미에서 구리 성분이 함유된 브레이크 패드 생산이 금지됩니다. 이를 대비해 직원들과 신 소재 개발에 집중해왔는데 그 노력이 결실을 맺게 돼 뿌듯한 마음입니다.”
상신브레이크의 사업영역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첫째는 마찰재를 제조해 시장에 납품·판매하는 마찰재 사업이다. 이 사업의 주요 타깃은 OE 시장 및 RE 시장으로 양분되는데, OE시장(Original Equipment)은 상신브레이크가 거래처(완성차 업체)의 신차 개발과정부터 함께 참여함을 의미한다. 거래처 A/S 대리점에 필요한 부품을 제공하는 OES 시장(Original Equipment Supplier)도 포함한다. 현대, 기아, 한국GM, 르노삼성 등이 이들의 주요 거래처다. 한편 RE 시장(Replacement Equipment)은 상신브레이크가 카센터, 버스회사, 택시회사 등 에서 요청하는 부품을 제공함을 의미한다. 둘째는 설비 사업으로 마찰재 제조 전용설비 및 시험장비를 제작해 국내외에 판매하고 있다.
“상신브레이크는 국내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제품 경쟁력과 가격 경쟁력 모두 인정 받았다는 뜻이겠죠. 이는 사업 초기부터 연구개발에 적극 투자하며, 자동차 마찰재 및 브레이크 시스템 분야를 꾸준히 연구해 온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상신브레이크는 지난 1991년 기술연구소를 개소하며 마찰재 전문 연구를 이어왔다. 이후 독일, 일본 등 자동차 제동 분야에서 선진기술을 보유한 해외기업과 기술제휴를 맺으며 기술 기반을 착실히 쌓아올려 마침내는 기술을 해외로 수출하는 경지에까지 이르렀다. 이란, 인도, 일본 등으로 브레이크 패드 제조 및 공압식 디스크 브레이크 기술 등을 전수하게 된 것이다. 불철주야 마찰재 기술혁신을 위해 노력한 전직원의 노력이 빛을 발한 순간이었다. 김효일 대표에게는 이것이 새로운 한 걸음을 향해 나아갈 원동력이 됐다. 4차 산업이라는 시대적 과제 해결을 위해 그는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신성장동력 발굴에 나서고 있다.
“전기차, 자율주행차 시대를 대비해 친환경차 전용 마찰재 개발을 비롯해 신성장동력으로 꼽히는 자가발전형 리타더, 풍력·철도 브레이크 개발사업 등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그간 축척한 노하우가 미래차 시대를 준비하는 자양분이 되어주니 든든한 마음 입니다.”
그간 상신브레이크가 보여준 성과는 눈부시다. 지난 10년간 기술혁신을 지속해 매해 꾸준한 매출증진을 일궈냈다. 그뿐일까. 꾸준한 해외시장 개척은 이들의 글로벌 역량을 성장시켜 마침내 2015년 1억 불 수출탑을 수상하며 명실상부 자동차 산업의 한 축으로 인정받았다. 현재 상신브레이크가 진출한 국가는 101개, 곳곳에 산재한 거래처의 수는 383개 사에 달한다.
“자동차산업의 글로벌화에 따라 적극적으로 해외시장 개척에 임하고 있습니다. 유럽, 중동, 아프리카, 중남미 대륙까지 상신브레이크의 발이 닿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죠. 보다 체계적인 접근을 위해 2002년부터 꾸준히 해외법인과 지사를 설립하며 규모를 넓혀가고 있습니다.”
최근 상신브레이크는 유럽의 미세먼지 법규 관련 평가방법 및 미세먼지 저감기술 개발을 위한 연구에 몰입하고 있다. 점점 엄격해지는 유럽, 북미의 환경법규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안전과 내구성은 물론 환경 친화적인 제품을 개발하는 것이 최종목표.
새로운 도전점에 선 김효일 대표에게 앞으로의 비전을 물었다.
“자동차 마찰재 생산·판매를 넘어 진정한 의미의 브레이크 시스템 회사로 거듭나는 것이 목표입니다. 우선 오는 2025년까지 매출 1조 원, 영업이익 1천억 원을 실현해야죠. 안팎으로 쉽지 않은 경영환경이지만 상신브레이크의 사훈처럼 적극적인 사고로, 정확하게 판단해, 과감하게 실천한다면 충분히 이뤄낼 수 있을 겁니다.”
한 분야를 대표한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기에 이들이 개척해 온 길이 유독 더 환하게 빛나보이는 것일 터. 40년의 역사를 넘어 100년 글로벌 기업을 향해 도약을 시작한 상신브레이크의 질주는 과연 어디까지 이어질까. 어려움을 마주할 때마다 ‘하면 된다’는 간단명료한 믿음으로 전직원이 합심, 결국은 해냈다는 김효일 대표의 이유 있는 자신감 속에 상신브레이크의 내일이 빛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