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용 체인 생산의 선두주자로 국내 산업진흥의 숨은 조력자 역할을 해온 ㈜대동모빌리티가 다시 출발선에 섰다.
기존의 사업영역을 보다 폭넓게 확장해 본격 스마트 모빌리티 전문 기업으로의 변신을 앞두고 있는 것이다.
권기재 경영총괄 부사장을 만나 단순 제조를 넘어 제조 기반의 플랫폼 기업으로 진화하고 있는 ㈜대동모빌리티의 현재와 앞으로의 계획을 들어봤다.
㈜대동모빌리티
㈜대동모빌리티는 지난 1977년 산업용 체인을 전문 생산하는 회사로 그 역사를 시작했습니다. 이후 트랙터, 농용 작업기(트랙터에 부착하여 다양한 작업을 할 수 있는 작업기)를 생산하기 시작했고요. 최근 그룹의 모체인 ㈜대동에서 새롭게 사업 방향성을 설정했습니다. 스마트 농기계, 스마트 파밍, 스마트 모빌리티까지 총 세 가지를 꼽을 수 있는데요, 그중에서 저희 ㈜대동모빌리티가 맡은 사업은 이름처럼 스마트 모빌리티입니다. 지난 2021년엔 이를 본격화한다는 의미에서 기존의 사명 한국체인공업(주)를 지금의 ㈜대동모빌리티로 변경했고요.
지난해 11월, 이곳 대구국가산업단지에 새로운 공장 ‘에스팩토리’를 개소했습니다. 연간 약 14만 5천 대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입니다. 저희에겐 굉장히 의미 있는 공간입니다. 새롭게 개척하고자 하는 사업영역의 제품군 위주로 생산될 곳이니까요. 공장 생산라인은 하나의 공장에서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는 ㈜대동모빌리티의 특성을 반영해 설계했습니다. 신산업분야인 만큼 최첨단 스마트 생산시스템도 갖추고 있습니다. 생산현장 정보를 실시간으로 체크할 수 있는 제조실행시스템(MES), 간단한 센서를 장착하고 있어 사전에 설정된 유도경로(마그네틱 테이프)를 따라 생산제품을 이동시켜주는 무인운반차(AGV) 시스템, 가상 공간에서 공장 생산상황을 미리 시뮬레이션해볼 수 있는 디지털 트윈(Digital Twin) 등이 그 예죠. 공정에 따라 사람이 하는 것이 효율적일 때가 있고, 로봇이 하는 것이 효율적인 때가 있는대 지금은 그런 부분을 실제 공장에 적용해보는 단계입니다.
지금까지는 내연기관 중심의 모빌리티를 생산했다면, 앞으로는 전기 에너지를 동력으로 하는 친환경 모빌리티 생산에 집중할 예정입니다. 그중에서도 비교적 크기가 작은 제품군, 그러니까 농로(農路)와 공도(公道) 사이를 오갈 모빌리티를 주력 생산할 계획이죠. 세부적으로 말씀드리면 첫째는 올해 3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장에 선보일 e-스쿠터, 쉽게 말하면 전기 오토바이입니다. 둘째는 골프 카트입니다. LSV(Low Speed Vehicle)라고도 하는데, 속도 40~50km/h 이하의 저속 전기 자동차라고 할 수 있습니다. 셋째는 전동 휠체어입니다. 현재까지는 의료용으로 많이 사용되곤 했는데요, 노령화 등으로 거동이 불편한 분들이 많이 늘어나는 추세인 점을 고려해 스마트 로봇 체어를 개발 중입니다. 넷째는 소형 트럭입니다. 동네에서 물건을 싣고 오갈 일이 많은 소상공인들이 애용하는 자동차죠. 기존 시장에서 점유율이 높았던 소형 트럭이 최근 단종됐습니다. 하지만 수요는 여전히 많죠. 이에 입각해 0.5톤 트럭을 새로운 사업영역으로 구상하고 있는데, 본격적인 생산은 여기서 진행될 겁니다.
저희 공장이 총 두 곳입니다. 경기도 안성에 위치한 에이팩토리에서는 기존 주력사업원인 산업용체인과 농업용 작업기를, 여기 에스팩토리에선 전기에너지를 동력원으로 하는 모빌리티 완성품 생산에 집중해 기존 사업과 신규 사업이 균형성장할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분야가 방대하다 보니 기본적으로 모기업인 ㈜대동과 함께 분야를 나누어 기술개발에 임하고 있습니다. 가령 기기를 전기 에너지 기반의 제품으로 탈바꿈하는 기술과 농기계 관련 전문기술 등은 모기업인 ㈜대동에서 진행하고, 새로운 사업분야인 마이크로 모빌리티 관련 기술은 저희 ㈜대동모빌리티가 맡는 식이죠. 또 외부 전문기관과도 적극적으로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카이스트와의 협약을 통해 운영 중인 모빌리티 연구센터에서는 모터·차량 제어 기술 확보에 초점을 맞추어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고, KT와는 스마트로봇체어를 기반으로 한 실내 자율주행 기술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한국로봇융합연구원, 카카오모빌리티 등과 함께 다양한 연구개발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저희의 궁극적 목표는 단순 제조를 넘어 제조에 기반한 플랫폼 기업으로 진화하는 것이기 때문이죠.
대구는 그룹사의 모태가 되는 지역입니다. 첫 설립지는 진주였지만 1984년 본부를 대구로 이전하며 제2의 고향 같은 곳이 됐죠. ㈜대동은 앞으로 스마트 농기계, 스마트 모빌리티, 스마트 파밍을 중심으로 진화해나갈 겁니다. 본부와 가까운 곳에서 시너지를 엮어낼 필요가 있겠다 생각했죠. 물류비용 문제도 컸고요. 뭣보다 비슷한 산업군에 속한 기업끼리 집적화를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대구시가 인근 산업단지에 배터리, 전기차 등을 주축으로 하는 산업군을 대거 끌어들일 계획안을 갖고 있다는 것도 알게 됐죠. 그렇다면 향후 시너지 효과 역시 무궁무진할 겁니다. 여러 가지 상황을 종합했을 때 여기가 최적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완공까지 대구시, 한국산업단지공단 등에서 행정적인 도움을 많이 받아서 공장 건설 기간도 많이 단축할 수 있었는데, 덕분에 시장에 발 빠르게 대처할 수 있게 되었으니 감사한 마음입니다. 모빌리티 시장은 기술이 급변하는 분야인 만큼, 시장이 원하는 제품을 적시에 공급하는 것이 무척 중요하거든요.
어느 분야든 가보지 않은 길을 걷는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닐 겁니다. 리스크가 크니까요. 전 제품군을 전기 에너지 기반으로 바꿔 시장의 변화를 주도하게 될 때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싶기도 했고요. 내부 임직원들, 외부 투자자들과 소통하며 설득하는 동안 과연 우리가 꾸는 꿈이 맞는지 스스로 끊임없이 되물었습니다. 다행히 저희의 사업계획과 비전에 동의하는 분들이 흔쾌히 동행해주셨고, 덕분에 지금은 꿈을 현실로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이제 남은 건 그 꿈을 증명하는 일이니 앞으로 더 열심히 해야겠지요.
오는 3월경부터 ㈜대동모빌리티의 전기 에너지 기반 스쿠터 양산이 시작 됩니다. 배달·물류업에 종사하는 라이더분들이 주 타깃입니다. 일단 이분들을 통해 시장을 열면 나머지 시장은 자연스럽게 열리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환경부에서 보조금을 지원하기 때문에 소비자분들은 기존 내연기관 바이크와 비슷한 가격에 구매하실 수 있을 겁니다. 연료비까지 생각하면 오히려 이득이죠. 앞서 말씀드린 스마트로봇체어의 경우 올해부터 공공시설 대상의 서비스로봇 실증·보급사업을 통해 시민들에게 선보일 계획입니다. 앉는 순간 동선을 따라 주행하며 이동 편의를 돕거나, 작품해설 이른바 도슨트 서비스를 해주는 식이죠. 앞으로 대구미술관, 인천국제공항 등지에서 만나실 수 있을 겁니다.